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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중·일 외교장관 첫 통화…센카쿠열도·대만 문제 등 놓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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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친강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보 외무상.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이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의 첫 전화 통화에서 양국 간 주요 갈등 현안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와 대만 문제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일 친 부장이 하야시 외무상과 전화 통화를 하고 “일본이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대중국 인식을 갖고 역사와 대만 등 중요한 문제에서는 약속을 지키고 언행에 신중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3일 밝혔다. 친 부장은 이어 “일본이 군사·안보 영역에서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고 댜오위다오 문제에서는 우익 세력의 도발을 제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야시 외무상은 “일·중 관계가 많은 과제와 현안에 직면해 있고 일본 국내 대중 여론이 지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이 센카쿠 열도를 포함한 동중국에서 군사 활동을 활발히 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일본 외무성은 전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또 남중국해와 홍콩,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 등의 상황에 대해서도 재차 우려를 표명하고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외무성은 설명했다.

이날 양국 외교 수장의 통화는 친 부장 취임 이후 처음 이뤄진 것이다. 첫 통화에서부터 양측이 민감한 현안을 놓고 설전을 주고 받은 것이다. 친 부장은 이날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경제안보 분야 현안에 대해서도 중국의 입장을 전달했다.

친 부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해 “중국과 국제사회는 일본이 일방적으로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엄중하게 우려한다”며 “일본이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과학적이고 안전한 방식으로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경제가 상호 의존적이고 호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일본이 국제 무역 규칙과 장기적인 이익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시장 원칙과 자유·개방 정신을 고수하며 대중국 경제·무역과 기술 협력을 전개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이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등 미국의 대중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한 견제 성격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하야시 외무상도 친 부장에게 일본산 식품 수입 규제를 조속히 해제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며 공정한 비즈니스 환경 확보와 일본 기업의 정당한 경제활동 보장이 필요하다”며 중국에 적절한 대응을 요청했다.

다만 두 사람은 양국 관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며 고위급 소통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친 부장은 하야시 외무상에게 “중국과 일본은 ‘일의대수(一衣帶水·매우 가까이 있어 왕래가 편리한 관계)의 근린으로 평화롭게 공존하고 우호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유일하게 올바른 선택”이라며 “양측이 전략적 자주성을 견지해가며 공동으로 아시아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하야시 외무상도 양국 간 각급 대화·협력과 국민 교류를 강화하고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길 원한다는 뜻을 전했다.

일본 외무성은 두 장관이 정상 및 장관급을 포함하는 모든 차원에서의 긴밀한 의사소통을 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하야시 외무상은 3일 기자회견에서 친 부장으로부터 중국 방문 초청을 받았다며 “구체적인 시기를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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