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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저 TV 광고 기획자가 챗GPT였어? 이젠 영화까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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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일상을 바꾸다] [1] 예상보다 더 빠르게 생활방식 뒤흔들어

조선일보

본지가 챗GPT에 K팝의 미래를 물어보자 돌아온 챗GPT의 답을 재구성한 것. AI의 일종인 챗GPT는 텍스트가 출력되는 챗봇 형태로, 인간의 언어를 학습해 인간과 비슷하게 언어를 구사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양인성


미 변호사 자격 시험과 의사 면허 시험 통과,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 시험 통과, 논문 공동 작성에 이어 미국 하원의원의 연설문 대리 작성까지. 지난 두 달여간 챗GPT를 곳곳에서 사용한 결과들이다. 미국에선 챗GPT의 기획안대로 찍은 TV 광고가 나오고 있고, 챗GPT가 맞춤형으로 짜준 운동 프로그램대로 운동을 하고 인증하는 것이 인기다. 미국 대학에선 챗GPT가 대필한 에세이를 내는 학생이 많아 교수가 골머리를 앓을 정도가 되자, 챗GPT를 만든 오픈AI가 AI가 쓴 글을 감별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누구나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AI가 생활 곳곳으로 침투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챗GPT를 비롯한 최근 AI 서비스에 대해 “마치 인터넷의 태동기와 같은 상황”이라며 “구글, 메타, 수많은 스타트업이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를 만들고 있고, AI는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사용되는 방식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과 같이 산업과 생활의 양상을 통째로 뒤흔든 변혁이 AI를 통해 다시 한번 오고 있다는 의미다.

◇인터넷 검색부터 부동산 중개까지 바꿀 AI

챗GPT는 생성 AI의 일종이다. 생성 AI란 글, 문장, 오디오, 이미지 같은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유사한 콘텐츠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AI다. 기존 AI가 데이터와 패턴을 학습해서 대상을 이해했다면 생성 AI는 기존 데이터와 비교 학습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탄생시킨다. 예를 들어 AI가 여러 장의 개 사진을 학습해 개를 알아보는 수준을 넘어서 생성 AI는 새로운 모습의 개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챗GPT는 현재 AI와 채팅을 나누는 방식으로 쓰이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서비스가 확장될 예정이다. 예컨대 현재 인터넷 검색은 구글이나 네이버에 ‘파리 관광 볼거리’를 입력하고 직접 웹사이트나 문서를 열어 여러 정보를 직접 수집해야 했다면, 챗GPT에 ‘파리 일주일 관광 코스’라고 입력하면 AI가 ‘첫날은 노트르담 대성당을 가고 센강을 산책하고, 저녁은 전통 프랑스 음식을 먹으라’는 식으로 일주일 치 코스를 짜준다. 미국 CNN에 따르면 이미 미국 부동산중개업자들은 고객 응대를 비롯해 담보대출계산에도 챗GPT를 활용하고 있다. MS(마이크로소프트)도 최근 자사의 검색엔진 ‘빙’에 챗GPT 도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실리콘밸리 유명 투자자 샘 올트먼과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2015년 세운 오픈AI는 챗GPT를 구동하는 데 드는 서버 비용으로 매달 2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 AI의 응답을 구동하는 데 2센트(약 25원)이 든다. 하지만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약 35조원에 달한다. AI 시장 가능성과 성능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오픈AI는 올해 안에 챗GPT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GPT4도 내놓을 계획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랜스포마는 인공지능 시장이 연평균 38%씩 성장해 2030년쯤에는 2000조원(약 1조6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화가, AI 작곡가에 이어 AI 영화감독까지

최근 생성 AI는 챗GPT가 구사하는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나 오디오로 활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기존의 AI가 단순·반복 노동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면 생성 AI는 인간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던 예술 작업이나 창작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쏟아져나온 미드저니, 달리(DALL-E), 스테이블 디퓨전과 같은 이미지 생성 AI가 대표적인 예다. 구글은 지난달 말 만들고 싶은 음악을 설명하면 음악으로 만들어주는 생성 AI ‘뮤직LM’을 발표했다. 예를 들어 ‘새벽과 어울리는 70년대식 재즈 음악’을 요청하면 이를 반영한 음악을 만들어낸다.

머지않아 생성 AI로 드라마나 영화를 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말 메타와 구글은 동영상 생성 AI를 잇달아 발표했다. 두 회사의 영상 AI는 아직 수초에서 1분 안팎의 짧은 영상만 만들어낼 수 있지만 테크놀로지 리뷰는 “언젠가 대본을 컴퓨터에 입력하는 것만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챗GPT

세계 최대 AI 연구소 ‘오픈AI’가 만든 대화(chat·챗)에 특화된 AI. 머신러닝(기계 학습)을 통해 인간의 언어와 지식을 습득해, 인터넷 채팅하듯 질의응답을 주고받을 수 있다. 오픈AI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와 유명 투자자 샘 올트먼이 2015년 세웠고, 2018년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첫 버전을 공개했다.

☞생성 AI(Generative AI)

글, 문장, 오디오, 이미지 같은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AI. 대화에 특화된 ‘챗GPT’도 생성 AI의 일종이다. 입력한 문장을 토대로 새로운 그림을 그려주는 ‘DALL-E(달리) 2′도 유명하다.

[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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