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정상회담서 논의 후 3월 최종 결정 계획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연설한 모습. 23.01.1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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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유럽연합(EU)이 1일(현지시간)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내 전기차보조금 조항과 중국의 불공정한 경쟁으로 인한 유럽 산업 위협에 대항할 정책 초안을 공개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기업들이 에너지 비용이 저렴한 아시아나 북미로 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친환경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국가원조규칙 완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오는 9~10일 정상회의를 열어 논의 후 3월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27개 전체 회원국 사이에서는 일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논의 과정에서 일부 수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연설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 설계의 특정 요소가 기업에 대한 목표 인센티브 일부 측면에서 많은 우려를 낳는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맞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우선 2030년까지 유럽 청정 기술 목표를 명시하고, 청정 기술 생산 및 제조 관련 신속·간결한 허가를 도입하며, '클린기술프로젝트로'로 자금 접근성도 강화하는 '넷제로 산업법(Net-Zero Industry Act)'이 있다.
또 '주요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s Act)'을 마련, 재생에너지 자산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 금속가 원자재의 정제와 가공 및 재활용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재료 소싱, 가공 및 생산 관련 무역 파트너들과 협력해 '중국의 공급 우위(EU의 희토류 의존도 98%)'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국가 보조금 규칙 완화를 통한 청정 기술 생산 및 제조용 투자·자금 조달 촉진도 추진한다. 관련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외국 보조금으로 인한 이전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는데, 이 지점이 바로 미국의 인플레법에 '맞불' 성격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해 인플레감축법을 시행하면서 미국산 전기차와 배터리에 대한 감세를 포함한 에너지 전환 보조금 3700억 달러 투입을 약속했다. 미국내 모든 전기차에 부여하던 세액공제 혜택이 북미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로 좁혀진 데다, 일정 비율 이상의 북미산 배터리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유럽 국가와 기업들은 이 법률이 미국산 전기차 구매 시에만 막대한 혜택을 제공해 불공정 경쟁 피해가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세계보건기구(WTO) 제소 의지도 시사하고, 정면으로 대응할 입법도 준비해온 것이다.
다만 보조금 규칙 완화가 효과를 보려면 3500억~4000억 유로가 필요할 것이라고 티에리 브루타뉴 EU 내부시장담당 집행위원은 말했다. 앞서 발표된 금액보다 약 1000억 유로가 부족하다.
관련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가 지원이 있다면 동전의 다른 면으로 EU 차원의 자금 지원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정확한 자금 지원 결정이 이뤄진 건 아니라고 AFP는 부연했다.
EU 집행위는 이날 발표된 정책 초안을 오는 9~10일 정상회의에서 논의한 뒤 3월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회원국 사이에선 이견이 있어 논의 과정에서 일부 수정될 여지도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지지하지만, 일부 다른 나라들은 부유국만 기업을 도울 능력이 돼 단일시장을 분열시킬 우려가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편 이번에 완화를 추진하는 보조금이 에너지 전환을 위한 '녹색 보조금'인 만큼 환경단체의 관심도 높다.
AFP에 따르면 환경운동단체 유럽환경국기후정책책임자 루크 헤이우드는 "녹색 보조금은 좋지만 기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기엔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화석연료 보조금을 줄이고, 탄소가격을 적절하게 책정하며, 수요를 줄이려는 조치를 도입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재정적 노력은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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