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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총선 이모저모

'김연경·남진 인증샷' 논란에 김기현·안철수 설전 "총선이면 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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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나를 응원해줘... 동의 받고 사진 올려"
남진·김연경 "김기현 모르는 사이" 반박
안철수 "총선 때 벌어지면 그 선거 망해"
한국일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사진. 배구선수 김연경씨, 가수 남진씨가 당대표 선거에 나선 자신을 응원했다고 적혀 있다. 김기현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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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때아닌 '김연경 · 남진 인증샷' 논란이 일고 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배구선수 김연경씨, 가수 남진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이들이 악성 댓글의 타깃이 된 게 발단이다. 시달리던 두 사람이 "모르는 사이"라는 입장을 밝힌 데다 안철수 의원이 "총선 때라면 그 선거는 망한다"고 지적하고 나서자, 김 의원 캠프가 "네거티브"라며 펄쩍 뛰면서 '네거티브 공방'으로 확전될 모양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7일 SNS인 페이스북에 문제의 사진을 올리며 "어제는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편안한 저녁을 보냈다"며 "당대표 선거에 나선 저를 응원하겠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고 꽃다발까지 준비해준 김연경 선수와 남진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썼다.

이후 두 사람은 야권 지지자들의 악플 테러에 시달렸다. 각종 커뮤니티에 "저렇게 지지 성향을 밝히냐", "태극기 집회나 나가라", "정말 실망이다", "정치권에 기웃대냐" 등의 부정적 댓글이 지속적으로 달렸다. 개인 유튜브 등에는 "구독을 해지하겠다"는 반응도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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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사진. 배구선수 김연경씨, 가수 남진씨가 당대표 선거에 나선 자신을 응원했다고 적혀 있다. 김기현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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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파가 이어지자 김 의원은 '문재인 양념론'을 소환하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식사 자리에 초대를 받았고 김연경 선수와 남진 가수가 올 거라는 얘기를 듣고 갔는데 와 계시더라"며 "(악플을 받은) 입장에서는 사실 좀 억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며 "인사 나누고 저를 응원한다며 사진도 찍어주시고 또 꽃도 준비해놨다가 선물로 주셔서 굉장히 고마웠다"고 말했다. 또 "김연경 선수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리더십 중에 팀 선수들 한 명 한 명을 다독여주고 격려해 주고 좀 못하더라도 부추겨주며 리더십을 발휘했던,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했던 것이 제가 말하고 있는 연대와 포용, 탕평과 굉장히 어울린다고 늘 생각했다"며 "마침 그날 뵀는데 김기현에 대한 응원을 보내주셔서 아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도 덧붙이며 여전히 '정치적 지지'를 받은 것은 분명하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사진을 동의하에 올렸다는 설명도 내놨다.

김 의원은 악플을 비판하면서는 "정치인도 아니고 그냥 누구든지 국민은 아무나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데 마치 정치인인 것처럼 돼서 상대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건 영 바람직하지 않은 문화"라며 "그런 문화가 우리 사회에 팽배하면 어떻게 우리 사회가 표현의 자유와 정치 참여의 자유가 확보되겠느냐"며 "비정상 사회에서 벗어나서 정상 사회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악플을 양념 정도로 생각하라'고 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한 뒤 "굉장히 아픈 말을 하신 것을 기억하고 있다"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회의 최고 지도자가 그렇게 말씀하신다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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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왼쪽) 의원이 1월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서 안성민 부산광역시의회 의장의 환영사를 듣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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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황은 가수 남진씨 측 입장이 공개되며 급변했다. 지난달 31일 스포츠경향은 남씨와 이날 진행한 인터뷰를 소개하며 그가 "김기현 의원은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남씨는 "김연경은 나와 같은 전라남도 구례군 출신으로 보름 전에 약속을 해 지인 7, 8명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난 자리에 김기현 의원이 갑자기 나타나 2, 3분가량 만나 인사말을 나눴고 사진을 찍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김기현 의원이 들고 있는 꽃도 그쪽에서 가지고 온 것”이라며 “김기현 의원은 아예 모르는 사람이고 그가 올린 사진 때문에 고향 사람들로부터 항의 전화를 많이 받았고 난 정치적 색이 없는데 이런 일에 휘말려 당혹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이 이렇게 돼 당혹스럽지만, 연예인이 사진을 찍는 것은 숙명”이라며 “나는 팬 사진 요청을 거절한 적이 없다”고 답해 '정치적 지지와 꽃다발을 받았다'는 김 의원 측의 거듭된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후 김연경 선수 측에서도 "남진씨가 인터뷰에서 밝힌 것과 같은 입장"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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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왼쪽), 김기현 의원이 1월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에서 열린 양천갑 당원대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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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이어지자 당권 경쟁자인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강북갑당협 당원연수 참석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사실 일어난 것"이라며 "만약에 총선 기간에 이런 일이 한 번이라도 발생하면 그 선거는 완전히 망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사진을 올리려고 하면 상대와 충분히 서로 소통되고 공감하에서 공개하는 게 맞다"며 "그런 과정이 전혀 없이 그냥 일방적으로 사진을 올렸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했다.

하지만 김 의원 측은 "안 의원이 네거티브를 한다"고 응수했다. 김 의원 캠프의 김예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안 의원을 향해 "안 의원의 네거티브 전략을 볼 때 여전히 민주당의 피가 남아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며 “또다시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를 유포하면 부득이 무거운 마음으로 책임을 묻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앞서서도 '네거티브 공방 신경전'을 주고받아 왔다. 김 의원이 인터뷰 등에서 안 의원을 겨냥하며 "대권에 나갈 생각을 하면 총선 공천에서 자기편을 넣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고 사심공천 의혹을 제기하거나, "안철수를 지지하는 현역 의원을 본 적이 없다", "흙수저인 저도 양말에 구멍은 안 난다" 등의 표현을 거듭하며 저격하자, 안 의원이 "네거티브는 하지 않겠다고 하더니 하루 만에 번복하는 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응수하는 등의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헌정회 행사를 마친 뒤 받은 뒤 남씨 인터뷰에 대한 반응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지인의 초청을 받아 그 자리에 갔고 김연경·남진 두 분이 있었다. 꽃다발을 줘서 받았고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었던 게 다”라고 해명의 뉘앙스를 바꾸면서도 "그 자리에서 만났으니 (아예) 모르는 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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