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1014조2000억원 기록…코로나 전 대비 48%↑
한국은행 올해 부실위험대출 규모 최대 36조원으로 추정
서울 시내 은행 주택담보대출 현수막 모습 ⓒ News1 김진환 기자 |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민간 부채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리는 자영업자 대출이 지난해 3분기 1014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빚 폭탄'이 터질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자영업자 대출이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가파르게 늘자 그간 누적된 대출의 부실위험 규모가 올해 최대 36조원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1일 금융업계와 소상공인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1014조2000억원이다. 연간 증가율은 14.3%다.
코로나 발생 직전인 2019년 말(684조9000원)과 비교하면 48% 증가했다.
차주 유형별로 비취약차주의 대출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으나 취약차주의 대출 증가세는 오히려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이 기간 취약차주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7%, 비취약차주 대출 증가율은 13.8% 늘었다.
금융업권별로는 비은행기관의 자영업자대출이 시중은행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비은행 금융기관의 자영업자대출 증가율은 28.7%, 은행 6.5%다.
업종별로는 대면 업종의 대출 증가율(15%)이 여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부동산업대출 비중은 32.7%다.
담보별로 자영업자의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은 69.6%로 비자영업자(55.3%) 대비 높다. 주택외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은 29.2%로 비자영업자(9.9%)의 3배 이상이다.
서울 명동거리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
문제는 올해 자영업자의 경영여건이 개선될 기미가 없는 가운데 손실지원금 등 금융지원 조치 효과까지 소멸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가파르게 늘어나는 자영업자 대출이 민간 부체 부실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도 올해 자영업자의 채무 상환 위험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자영업자의 경영여건 및 정책 변화에 따라 자영업자의 부실위험이 어느 정도 변하는지를 추정하기 위해 만든 부실위험률 모형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부실위험률은 금리상승 등으로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차주 유형별로 금리 및 성장률 충격 발생 시 비취약차주 부실위험률은 1.9%, 취약차주 부실위험률은 16.8%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정책효과가 소멸할 경우 취약차주의 부실위험률은 19.1%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자영업자대출이 코로나19 이전의 장기평균 추세(연평균 11.5%)대로 증가한다는 가정하에서 2023년말 자영업자의 부실위험대출 규모를 추정한 결과, 취약차주 15조~17조1000억원, 비취약차주는 16조1000억원~19조7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대책으로는 자영업자의 안정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영업구조의 디지털 전환 지원과 폐업지원 등 사업 전환 프로그램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타격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자영업자 대출이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러다 금융조치, 지원정책이 소멸하면 부실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 부실 우려가 큰 취약차주에 대해서는 채무 재조정 촉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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