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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유승민 불출마…‘친윤 vs 비윤’ 與최고위원 선거는?[정치 인&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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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윤(비윤석열) 진영의 대표 주자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3·8전당대회에 나서지 않는다.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유 전 의원까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 대표 경선은 ‘김기현 대 안철수’ 양강 구도가 견고해지는 양상이다. 이제 관심은 당 대표와 함께 지도부를 구성하는 최고위원 선거로도 모아지고 있다.
● 유승민 “아무 의미 없다는 결론”

유 전 의원은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이틀 앞둔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이라며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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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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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여권에선 유 전 의원이 불출마 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결정적인 이유는 낮아진 당선 가능성이다. 유 전 의원은 한때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1위를 기록했지만 최근 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경쟁 후보인 김기현 안철수 의원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국민의힘은 18년 만에 당헌·당규를 개정해 경선 룰을 ‘당원투표 70% 일반국민 30%’에서 ‘당원투표 100%’로 바꿨다. 연일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유 전 의원을 배제하기 위해 친윤(친윤석열) 진영이 룰 개정을 주도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후 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1위로 올라선 나 전 의원마저 대통령실과 친윤 진영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불출마를 결정하자 유 전 의원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11일 대구 일정 이후 공개 행보를 하지 않았다.

한 여당 의원은 “유 전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하지 않는 동안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여론의 관심을 받으면서 유 전 의원 지지율은 한 자리수까지 내려갔다. 현실적으로 당선이 가능하지도 않고, 괜히 나왔다가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결국 낮은 지지율 때문”이라고 말했다.
● ‘비윤’ 최고위원 후보들 선전할까

유 전 의원의 불출마로 당 대표 후보군은 김 의원과 안 의원의 양강 구도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당내에선 유 전 의원의 불출마가 최고위원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현재 당 최고위원 주자로는 원내에서 박성중 이만희 태영호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원외에선 김용태 김재원 정미경 전 최고위원 등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외에도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허은아 의원이 최고위원에 도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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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의원이 당 대표 출마는 접었지만 비윤계 최고위원 주자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권력에 줄 서기 바빴던 세태를 뿌리 뽑겠다”며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은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 결정을 알렸다며 “(유 전 의원이) ‘정말 어려운 결정을 용기 있게 했다’고 응원해주셨다”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와 가깝다.

그러나 유 전 의원이라는 구심점 없이 비윤계 최고위원 주자들이 선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친윤계 한 인사는 “최고위원 선거는 당 대표 선거와 연계해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비윤계 주자들이 나와 봐야 초라한 성적을 마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유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오직 민심만 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겠다”고 한 것을 놓고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한 여당 중진 의원은 “유 전 의원은 창당을 했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는 있어도 창당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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