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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사회초년생·신혼부부 대상 깡통전세 사기 일당 무더기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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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와 사회 초년생을 상대로 360억원에 이르는 깡통전세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전세 사기 관련 조직원 113명을 적발해 이 중 컨설팅업자 A씨 등 주범 5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가짜 명의대여자와 공인중개사·법무사 등 108명을 불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세계일보

경찰이 이들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증거물과 부동산 매매 계약서. 부산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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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4월 전후, 깡통전세 수법으로 수도권지역 빌라 152채의 전세와 매매 계약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152명의 임차인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 361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주범인 A씨는 2021년 4월쯤 서울 강서구의 한 빌라가 3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왔으나 팔리지 않는 것을 알고 빌라 소유자 B씨에게 “전세를 끼고 매매해야 집이 팔린다”며 “금액을 올려 전세를 놓을 테니 전세 보증금을 받은 뒤 원래 판매하려던 가격과의 차액을 달라”고 접근했다.

A씨는 해당 빌라 전세 보증금을 4억3700만원으로 높인 뒤, ‘임차인을 구해주면 수수료 1000만원을 주겠다’는 광고를 내 임차인을 구해 전세 계약을 진행했다.

이후 A씨는 신용불량자와 노숙인 등 가짜 매수인을 별도 모집해 임차인의 보증금 잔금 지급 당일 빌라 명의를 넘기고, 집주인 B씨로부터 약속한 차액 8700만원을 받았다. 그런 다음 A씨는 가짜 명의를 빌려준 노숙인·신용불량자에게 500만원을 주고, 취·등록세 명목으로 1500만원을 쓰고 나머지 6700만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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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이들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증거물. 부산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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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일당은 이 같은 수법으로 2020년 10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지역 5억원 이하 빌라를 대상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한도(공시지가의 150%)까지 높여 사기 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A씨 등 부동산 컨설팅업자와 가짜 명의 모집책, 유통책 등으로 업무를 분담했다. 모집책이 노숙자나 신용불량자로부터 명의를 사들이면, 유통책이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빌라 소유자에게 접근해 임대차 보증금 한도를 공시가의 150% 수준으로 올린 뒤, 임차인을 상대로 전세와 매매계약을 동시에 진행하는 수법으로 전세사기 행각을 저질렀다.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등은 임차인에게 시세보다 높은 전세보증금의 빌라를 권유하면서 “HUG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보증금은 받을 수 있다”고 안심시켰다.

이들은 임대차계약 이후 보증금 잔금 지급일 당일 빌라 명의를 가짜 매수자에게 넘기고, 빌라 소유자로부터 수천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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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이들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증거물. 부산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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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수법으로 이들은 빌라 1채당 5000만원을 남겨 명의 대여자와 수수료 명목으로 2000만원을 떼고 3000만원을 챙겼다. 이들이 빌라 152채로 가로챈 리베이트 금액만 대략 45억원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시세보다 높은 전세보증금의 빌라를 권유하며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으니 보증금은 문제가 없다’며 안심시키고, 이사비 지원과 중개수수료 면제 등의 특혜를 제시하면 깡통전세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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