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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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업 생산 지표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산업 생산은 32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 침체 신호가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순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 동향 지표도 6개월 연속 하락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2년 1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6% 감소했다. 코로나19 국내 발생 초기 경제 충격이 두드러졌던 2020년 4월(1.8%) 이후 3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제조업이 포함된 광공업(-2.9%) 생산의 부진이 감소세를 견인했다. 자동차(-9.5%)와 전자부품(-13.1%) 생산이 특히 크게 줄었다. 전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해외 수요가 감소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4.9%)는 전월 대비 생산이 늘었는데, 통계청은 최근 부진한 반도체 업황을 고려하면 일시적인 증가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소비 지표 역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됐다. 재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1.4% 늘며 4개월만에 증가 전환했다. 다만 통계청은 동절기 의류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지 전반적인 내수 흐름이 반전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항목별로 보면 의복 등이 포함된 준내구재 판매가 큰 폭(11.4%) 늘었다. 통신기기나 가전제품 등 내구재(-2.7%) 판매는 감소했다. 비내구재는 소폭(0.1%) 상승했다.
서비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0.2%)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넉 달 연속 감소 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실물 경제 충격이 본격화됐던 2010년 6~9월 이후 처음이다. 금융·보험업(2.3%) 생산은 늘었지만 부동산(-5.3%), 운수·창고(-3.7%), 숙박·음식점(-3.0%) 등에서는 줄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및 운송 장비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 대비 7.1% 줄었다. 건설기성은 건축 및 토목 공사 실적이 줄어 전월 대비 9.5% 감소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 등을 제거하고 순수 현재 경기 흐름만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9포인트 하락했다. 이 역시 지난 2020년 4월(-1.2포인트) 이후 32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향후 경기 흐름을 가늠케 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5포인트 떨어졌다. 이 지표는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했는데 통상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이상 하락하면 경기 순환 국면의 전환점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통계청은 최근 경기 침체는 금리 인상이나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등 대외 변수가 영향을 미친 측면이 크지만 해당 지표에는 이 같은 점이 반영되지 않아 최근 경기에 대한 지표의 설명력이 줄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 활동 수준을 연간으로 보면 지난해는 생산(3.3.%)과 소비(소매판매액지수 0.2%· 서비스업 생산 4.8%), 설비 투자(3.3%)가 모두 늘어나는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수출 타격이 본격화되지 않았던 때 국내 방역조치 완화로 인해 민간 소비가 증가하는 등 연초 경기 회복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하반기로 갈 수록 생산과, 소비, 설비투자의 흐름이 좋지 못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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