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이면 기침 환자가 배로 늘어난다. 기침은 감기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겼다가 사라지기도 하지만 8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기침도 있다. 기침은 기도에 엄청난 힘을 가하기 때문에 후두와 기관지에 상처를 낼 수 있다. 이로 인해 다시 기침이 심해지는 악순환도 흔하다. 한데 이 만성 기침도 양상과 원인이 제각각이다.
가장 흔한 만성 기침은 마른기침이다. 가래가 없고 목이 간질간질 건조한 기침으로, 감기나 기관지염을 앓고 난 뒤 뒤끝으로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마른기침으로 점막이 바싹 말라버리면 공기만 들이마셔도 기관지가 예민해져 기침반사가 과하게 나타난다. 이때 목을 촉촉하게 유지해 주는 약재가 바로 맥문동이다.
![]() |
마른기침에효과적인 약재 맥문동.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맥문동 뿌리에는 기침 진정에 도움이 되는 루스코제닌(ruscogenin)이라는 스테로이드계 사포닌이 들어있다. 한의학에서도 양음윤폐(養陰潤肺), 즉 음액을 보충하고 폐 기관지를 촉촉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보통 기침이 멈추지 않으면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하는데, 점막이 극도로 마르면 물을 마셔도 금세 다시 건조해진다. 이럴 때는 맥문동차를 구수하게 끓여서 수시로 마시면 좋다. 물 1L에 맥문동 20g을 넣고 물이 절반이 될 때까지 졸이면 된다.
찬바람이 불면 어김없이 기침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차가운 기운으로 생기는 기침, 즉 한수(寒嗽)라고 한다. 이를 다스리는 약재로는 생강이 그만이다. 생강의 매운맛을 내는 진저롤(gingerol) 성분이 냉기를 쫓아서 차가운 공기에도 근육이 과민반응하지 않도록 저항력을 길러 준다. 단, 생강은 수분을 말리는 작용이 있다. 마른기침을 하는 사람은 장복하면 기침이 더 심해지니 피해야 한다.
교사, 성악가, 방송인 등 목을 많이 쓰는 경우 목에 가래가 낀 것 같은 느낌이 동반되는 기침을 자주 한다. 이런 기침은 후두염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코로나 후유증으로도 이런 증상이 자주 보인다. 이런 기침은 해도 시원하지 않기 때문에 점점 더 힘을 줘서 세게 하게 된다. 그러다 무리하게 기침을 하면 후두에 상처가 생겨 만성염증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이때는 도라지를 꾸준히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도라지를 손질할 때 나오는 흰색 유액 안에는 소염 작용을 하는 사포닌이 풍부하다. 한의학에서도 목이 붓고 아플 때 가라앉히는 약재로 자주 쓰인다.
같은 기침이라도 원인은 다 다르기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기침의 강도, 주기, 목이 아픈 양상 등을 잘 관찰해야 한다. 이후 근본 치료와 도움이 되는 음식 섭취를 병행해야 한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잦은 기침은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기침이 시작된다 싶을 때 빠르게 대응해 만성 질환으로 키우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다.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라레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1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69만 명이다.
정세연 원장의 ‘매일 먹으면 만성기침을 없애는 음식’(https://www.youtube.com/watch?v=mTwex2jzLqw)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