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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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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이란 혁명수비대 테러 단체 지정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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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독일, 검토 방침 지지하고 나서

유럽연합 외교대표 “이란 핵합의 무산” 경고


한겨레

지난 3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혁명수비대의 주요 간부이자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의 3주기 추도식에서 한 참석자가 그의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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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이란의 지원을 제재하기 위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테러 단체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주 열린 유럽연합 외교장관 회의에서 프랑스와 독일이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 단체로 지정하는 걸 지지했다고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두 나라는 유럽연합의 정책을 주도하는 국가다. 신문은 유럽연합의 법률 담당 부처에서 앞으로 3주 안에 관련 법적 조처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한 인터뷰에서 “일부 회원국이 이 제안을 지지했다”며 “많은 다른 나라도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창설된 이란군 조직의 일부다. 이란 헌법에 따르면 정규군은 이란 국경과 국내 질서를 유지하고 혁명수비대는 이란의 이슬람 체제를 수호하는 일을 맡는다.

프랑스와 독일은 미국·영국·중국·러시아와 함께 2015년 7월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서방이 경제 제재를 해제하기로 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서명한 당사국이다. 두 나라의 이런 움직임음 2018년 5월 미국의 합의 파기로 깨진 핵헙정 복원 시도를 무산시킬 위험이 큰 정책 변화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또 외국 정부가 한 국가의 군대를 테러 단체로 지정하는 것은 극도로 이례적인 조처라며, 이런 움직임은 이란에 대한 유럽연합의 강경 대응 기조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으며, 영국도 최근 같은 조처를 위한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의 한 관리는 자국은 혁명수비대 중 일부 지역 주둔 병력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혔지만, 외교부는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독일 외교부는 테러 조직 지정에는 “정치적 문제 뿐 아니라 법률적으로도 아주 큰 난관이 있다”고만 밝혔다.

보렐 고위대표는 그동안 프랑스·독일·영국의 지지를 바탕으로 이란 핵협정 복원을 위해 미국과 이란을 중재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하지만, 최근 이란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드론 등 무기를 공급하며, 중재 기조에 변화가 발생했다.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숨진 20대 여성의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히잡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도 기조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

보렐 고위대표는 유럽연합이 혁명수비대를 테러 단체로 지정하면 핵협정 복원 논의가 무너질 것이라 경고했다. 그는 “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은 죽은 게 아니라 완전히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며 “이란 정권이 너무나 나쁘다면, 우리는 그런 정권이 핵무기를 갖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공동행동계획이 작동하도록 하는 것 외에 다른 핵무기 방지책을 나는 모른다”고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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