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난 18일 튀르키예 앙카라 의회에서 집권여당인 정의개발(AK)당 의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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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핀란드만 나토 가입 허용 시사
2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7일 튀르키예 북서부에 있는 빌레지크주(州)에서 열린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나토 가입 승인에서) 핀란드에 대해 다르게 대응할 수 있는데, 스웨덴은 이 대응에 충격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핀란드의 나토 단독 가입 허용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에도 여지를 남겼다. 그는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원한다면, 우리가 전달한 120명의 테러리스트 명단을 인도해야 한다”고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언급한 테러리스트는 쿠르드족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뜻한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70여년간 고수해온 군사적 비동맹주의를 폐기하고 지난해 5월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동반 제출했다. 나토 가입은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결정되는데, 현재 30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와 헝가리만 최종 동의를 유보한 상태다. 헝가리는 다음 달에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튀르키예의 결정만 남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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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 화형식 등 반튀르키예 시위 여파
지난 2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반튀르키예 시위에서 한 시위대가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사진을 밟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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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핀란드·스웨덴과 신경전을 벌여왔다. 특히 핀란드보다 쿠르드족 이주민과 PKK 관련자가 더 많은 스웨덴과 갈등이 컸다.
특히 지난 21일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이슬람 경전인 코란 사본을 불태우고, 쿠르드족을 지지하는 시위가 열리는 등 반(反)튀르키예·이슬람 정서가 확산되자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튀르키예 외무부는 반 튀르키예 시위 재발을 우려해 29일 유럽으로 나가는 자국민들에게 “유럽의 종교적 편협과 증오가 위험한 수준”이라면서 “외국인 혐오나 인종 차별적 공격에 직면하면 대사관을 찾아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튀르키예를 비롯한 이라크·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인도네시아 등 이슬람권에서 반스웨덴 시위가 벌어지면서 종교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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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독자 행보 무게…스웨덴은 불가
지난해 11월 29일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 핀란드 국기(왼쪽) 와 스웨덴 국기(오른쪽) 모습. 가운데는 나토 깃발이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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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대통령의 '핀란드 단독 가입 가능성'에 대한 발언 이후, 핀란드 내에선 스웨덴과 나토 가입 절차 행보를 분리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고 핀란드 신문 일타레흐트가 29일 전했다.
앞서 지난 24일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이 핀란드 공영 방송에 “스웨덴의 나토 가입 신청 처리가 오래 걸리게 될 경우, 상황을 재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뒤 논란이 되자 취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핀란드 정부도 나토 단독 가입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스톡홀름의 외교정책연구소(UI)의 구닐라 헤롤프 선임연구원은 “스웨덴과 핀란드를 분리 가입시키는 건 나토에서 절대 원하지 않는 일”이라며 “나토는 튀르키예를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핀란드의 나토 단독가입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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