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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핀란드만 먼저 나토 가입 승인”…스웨덴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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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대통령 “스웨덴 충격 받을 것”

반 이슬람 시위 등으로 양국 관계 악화


한겨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튀르키예 북서부 빌레지크 지역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빌레지크/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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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시 가입을 신청한 스웨덴과 핀란드 가운데 핀란드의 가입만 우선 승인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런 발언은 최근 스웨덴에서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불태우는 시위가 벌어지자 튀르키예가 3자 회담을 무기 연기하는 등 튀르키예와 스웨덴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 북서부 빌레지크 지역을 방문해 청소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필요하다면 우리가 (나토 가입 신청에 대해) 핀란드에 다른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우리가 다른 메시지를 보내면 스웨덴은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공개된 그의 이런 발언은 스웨덴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국이 테러 집단으로 지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 조직원들을 스웨덴이 송환하지 않고 있는 문제도 다시 거론했다. 그는 “(스웨덴 총리에게) 정말 나토에 가입하고 싶다면 테러리스트들을 송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튀르키예가 스웨덴에 송환 대상자 120명의 명단을 전달했고 스웨덴은 송환을 약속했음에도 아직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르드노동자당은 튀르키예 남부, 이라크 북부 등에서 쿠르드족의 독립 국가를 세우는 걸 목표로 1978년에 구성된 무장 단체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은 핀란드 외무장관이 나토 단독 가입 가능성을 거론했다가 발언을 취소한 이후 나왔다.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은 지난 24일 핀란드 공영 방송에 “스웨덴의 나토 가입 신청 처리가 오래 걸리게 될 경우, 상황을 재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이 발언이 “부정확했다”며 스웨덴과 동시에 나토에 가입한다는 정부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공개 발언은 핀란드 정부가 동시 가입이 늦춰질 때를 대비한 대안을 공개적으로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스웨덴과 핀란드가 지난해 5월 나토 가입을 동시에 신청하자, 튀르키예 정부는 스웨덴으로 망명한 쿠르드노동자당 조직원 송환 등을 승인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런 가운데 지난 21일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의 튀르키예 대사관 앞에서는 스웨덴과 덴마크의 극우 세력들이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불태우며 반 튀르키예 시위를 벌여, 튀르키예와 스웨덴의 관계를 더욱 경색시켰다. 시위 직후 튀르키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2월에 열릴 예정이던 3국의 회담을 무기한 연기시켰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나토 가입을 위해 튀르키예와 대화를 재개하기를 원한다고 밝혔으나,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대화 재개가 무의미하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두 나라가 나토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전체 나토 회원국의 승인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튀르키예와 헝가리만 승인하지 않고 있다. 헝가리는 2월 중 승인 절차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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