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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러시아군 밤이면 몰래 나와”…우크라 콜센터 女직원 ‘충격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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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고 싶다’ 핫 라인에 항복 문의
9월 개설 후 6500명 이상 러 군 ‘도움요청’
항복하는 방법 주로 문의


매일경제

우크라이나가 지난 9월 개설한 투항 서비스에 전화를 걸의 ‘항복하는 방법’을 문의하는 러시아군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출처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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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러시아군의 항복을 유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개설한 ‘투항용 핫라인’에 6500명 이상의 러시아군이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해 9월15일부터 올해 1월20일까지 6543명의 러시아 병사들이 ‘나는 살고 싶다’(I Want To Live) 핫 라인을 통해 투항했다고 밝혔다.

투항 방법은 간단하다. 병사들은 핫라인에 전화를 한 뒤 안전하게 우크라이나 병사들과 접촉해 항복 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 받는다.

비탈리 마트비옌코 전쟁포로부 대변인은 “러시아 병사들이 핫라인에 전화를 걸어 항복 의사를 표하는 것이 첫 번째”라며 “자신의 개인정보를 남겨야 하며, 이후 우크라이나 영토에 도착한 후 다시 핫라인에 전화를 걸어 ‘항복하겠다’고 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면 요원들이 안전한 장소에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했다.

투항한 병사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정부의 죄수 교환 프로그램의 일부가 되거나 우크라이나에서 구금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마트비옌코는 “이런 교환을 통해 러시아 정부가 석방한 우크라이나인은 모두 1646명”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이 핫라인 서비스를 “완전히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핫라인을 담당하는 콜센터는 본래 키이우의 국무부 사무실에 있었으나, 러시아 공격의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해 한 달 전 비밀 장소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또 한 러시아 병사가 건 전화 녹취를 공개했다.

이 병사는 “여러명의 병사들이 항복하기를 원한다”며 “우크라이나 군인 오면 무릎을 끓어야 하느냐. 어떻게 항복하면 되나”라고 묻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익명을 요구한 콜센터측의 여직원은 “저녁 시간대가 가장 바쁜데 군인들이 부대에서 몰래 빠져나와 전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여성은 “주로 항복 등이 필요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질문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9월 개설된 ‘나는 살고싶다’ 콜센터의 홍보 영상에는 ‘자기 자신에게 질문하라.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가’라는 내레이션이 나온 후 폭발음과 함께 투항하는 러시아군이 나타난다.

마트비엔코는 “우리는 싸울 수 없는 러시아군이나 전장에 방패막이로 내던져진 이들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자발적으로 항복하면 생명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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