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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넘사벽 소셜툰➐] 세종의 훈민정음, 송암의 훈맹정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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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희 기자, 배리어 프리 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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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암 박두성 선생은 일제의 탄압 속에서 한글 점자를 창제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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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한글보다 더 뛰어난 문자는 없습니다(언어학자 로버트 램지)." "한글이야말로 전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표기법 아닐까요?(지리학자 레어드 다이아몬드)."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입니다(문자학자 존 맨)."

세계 유수의 학자들이 우리말 '한글'을 향해 쏟아낸 찬사입니다. 자음 14자에 모음 10자를 더한 24자만으로 무려 1만1172개의 글자를 만들 수 있다고 하니, 가히 전세계가 감탄할 만합니다.

어디 이뿐인가요. 1443년 탄생한 한글은 580년에 이르는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시대와 호흡했습니다. '헐' '짱' '갓생(타의 모범이 되는 부지런한 삶)' '저메추(저녁 메뉴 추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등 감탄사는 물론 합성어와 준말까지, 해마다 시대를 반영한 신조어들이 다채롭게 만들어지고 있죠. 한글은 말 그대로 '문화를 담는 그릇'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가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칭송하고, 한글날(10월 9일)을 정해 기념하는 것도 이런 문화적 가치 때문일 것입니다.

자! 여기서 한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매일 읽고, 말하고, 쓰는 한글만큼 위대한 '또다른 한글'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름하여 '훈맹정음訓盲正音'이라 불리는 이 문자의 정체는 바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한글 점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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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슬 퍼런 감시와 통제가 민초를 옥죄던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제생원(현 국립서울맹학교)의 맹아부 교사였던 송암 박두성 선생은 시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일본어 점자로 공부해야 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겼습니다.

아이들이 배우기 쉬운 글자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그는 1920년 일제의 눈을 피해 제자들과 비밀 조직(조선어점자연구위원회)을 결성하고, 한글 점자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점 개수가 적으면서 서로 헷갈리지 않고, 무엇보다 배우기 쉬운 점자를 만드는 것이 송암 선생의 목표였죠.

일제의 탄압을 피해 연구에 매진한 끝에 송암 선생은 1926년 11월 4일, 우리 고유의 한글 점자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6개의 점이 모여 한칸을 이루는 '6점식' 체계가 한글 점자의 밑바탕이 됐습니다.

이 점들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조합해 만들 수 있는 점형點形은 총 64개. 덕분에 오늘날 시각장애인들도 한글 점자를 이용해 약어는 물론 문장부호, 수학공식, 심지어 영어까지 표현할 수 있게 됐죠. 훈맹정음이 시각장애인들에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준 겁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훈맹정음 창제를 이뤄낸 송암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정부는 2020년 '한글 점자의 날(11월 4일)'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습니다. 매년 11월 하루만은 우리 모두가 함께 한글 점자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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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기획 = 장훈이 배리어 프리 프렌즈 대표

일러스트 =정승희 배리어 프리 프렌즈 디자이너

storkjh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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