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이스라엘군, 20년 만에 최악 군사작전…팔레스타인인 9명 사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26일(현지시각) 요르단강 서안 제닌의 난민촌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무너진 시설 주위에 모여들어 지켜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이 26일(현지시각)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소탕작전에 나서 적어도 9명이 숨졌다. 거의 20년 만에 일어난 최악의 유혈 작전이다.

이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요르단강 서안 북부에 있는 제닌의 난민촌에 들이닥쳐, 이를 저지하던 팔레스타인 무장세력과 총격전을 벌였다. 팔레스타인 자치기구 쪽은 이날 무력충돌로 적어도 9명이 숨지고 20여명이 크게 다쳤다고 밝혔다. 숨진 이들 중에는 10대 한 명을 포함한 7명이 30살 이하이고, 61살 여성 한 명도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에서 이른바 ‘테러리스트’ 6명을 사살했으며 인명피해가 더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선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피해자는 없었다.

난민촌 주민 살렘 아와드(27)은 “이날 위장한 이스라엘군 차량 3대가 난민촌에 깊이 들어왔고, 이어서 이를 막아선 저항세력과 총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마하메드 샤비(56)은 “그들은 움직이는 것은 무엇이든 쐈다”고 말했다. 이번에 총격전이 벌어진 난민촌은 지난 2002년 팔레스타인의 저항운동인 ‘제2 인티파다’ 당시 이스라엘군의 진압작전으로 팔레스타인인 52명 이상이 숨지는 비극이 벌어졌던 곳이다. 이번 참사는 그 이후 거의 20년 만에 최악의 인명피해로 기록된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작전이 이스라엘인을 공격했거나 공격할 계획을 하는 ‘이슬라믹 지하드’ 무장세력에 대한 대테러작전이었다며 이들 이슬람 지하드 대원들이 먼저 총을 쐈다고 밝혔다. 반면 팔레스타인 자치기구는 “대량 학살”이라며 이스라엘과의 치안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자치기구 보건장관 마이 알카일라는 성명을 내어 “제닌 난민촌의 상황을 심각하다”며 이스라엘군이 부상자를 실어나를 구급차의 출입을 막았으며 일부러 병원의 소아병동에 최루탄을 쐈다고 비난했다.

요르단강 서안에는 마무드 아바스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기구가 있지만, 팔레스타인들의 이동과 여행, 일상생활은 몇십 년째 이곳을 점령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마무드 아바스의 권위와 대중적 지지가 급격히 떨어지고 대신 이스라엘군이 테러 소탕 등을 명분으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강화되면서,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충돌이 빈번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만 요르단강 서안에서 적어도 15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군에 피살되어, 유엔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스라엘군에 살해된 팔레스타인 사람이 벌써 30명에 이른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북극한파, 당신의 마음을 녹일 그때 그뉴스
▶▶[그때 그뉴스] “커피 한잔” 부탁한 노숙인에게 점퍼 건넨 시민▶▶마음 따뜻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뉴스레터 모아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