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 `카운터파트` 된 친강 외교부장
외교부 대변인·부부장, 주미 중국대사 역임한 시 주석 측근
美 향해 강경 발언하며 각 세워…韓 입국규제 보복도 기획
친강 중국 신임 외교부장. (사진=AFP) |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으로 올라선 왕이 전 외교부장의 후임으로 온 친 부장은 1966년생으로 중국 외교부 대변인, 외교부 부부장(차관)을 역임했다. 외교부장을 맡기 직전에는 주미 중국 대사로 있었다. 2014~2017년엔 중국 외교부 예빈국(의전국) 국장을 지내며 시진핑 주석의 해외 순방을 수행하는 등 시 주석의 측근 역할을 했었다.
당초 외교가에서는 친 부장이 미국 생활을 비교적 짧게 경험한 것은 물론, 시 주석의 측근 인사로서 충성심을 지나치게 발휘해 미국과 각을 세우며 미중 관계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그는 대사 부임 직후인 2021년 8월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가 주최한 화상 회의에서 “미국은 대화 환경을 악화시키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며 “서로의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없다면 (미국은) 입을 닥쳐야 한다(Please Shut Up)”고 강경하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미국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당국이 미국의 힘을 업고 독립으로의 길을 계속 가면 중국과 미국 두 강대국이 `군사적 충돌`에 연루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었다. 외교 무대에서는 통상 쓰지 않는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미국에 대한 중국의 적개심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2008년 5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하던 당시 외교부 대변인이었던 친 부장은 “한미군사동맹은 지나간 역사의 산물”이라고 하는 등 민감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친 부장이 왜 전랑외교 인물로 불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국민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한 것도 입국규제 보복을 넘어 미국과의 동맹 기조가 강화되는 상황을 견제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최근에는 미국에 유화적인 제스쳐를 취하면서 당초 예상을 벗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동안 만난 근면하고 열정적이며 친절한 미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지속적으로 양국 관계의 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미국에 대해선 비자 보복은커녕 항공편 운항 정상화를 위해 나서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 새로운 형태의 한미일 ‘갈라치기’가 아니냐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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