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비트코인 2만3000달러 돌파···작년 8월 이후 5개월만
경기 '경착륙' 우려 속 커지는 미연준의 통화긴축 완화 기대
위험자산 찾는 '큰 손' 움직임···발행량 주는 반감기 영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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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축 기조 속에 각종 사건·사고까지 휘말리며 급락세를 면치 못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이달 2만3000달러를 뚫어냈다. 올해가 한 달도 채 지나기 전에 저점 대비 고점으로 보면 무려 40%에 가까운 급등세다. 올해 글로벌 경기가 사실상 침체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 속에서도 긴축 기조의 끝이 보이는 지금 반감기가 도래한 가상화폐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24일 글로벌 코인 시황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5분 기준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2만310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첫날 1만6625달러에 마무리했던 것과 비교해 38.9% 높은 수준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2만3000달러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 중순 이후 5개월 만이다. 올해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위험자산 중에서도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급등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긴축 기조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코로나 충격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를 잡기 위한 전쟁에 돌입했고 물가 오름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 특히 지난달 12일 공개된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오름세가 6%대에 진입하면서 시장 기대를 크게 하회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에 안전자산으로 쏠렸던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회귀하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 올해 초 대비 미국 나스닥지수(8.5%)나 국내 코스피 지수(7.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4.7%) 등과 비교해도 오름세가 크게 가파르다.
업계 '큰손'도 움직이고 있다. 위험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큰손들이 비트코인을 대거 매입하면서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코인마켓캡에서 집계된 비트코인 일일 거래량은 연초 대비 187%(92억 달러→265억 달러) 급등했다. 가상화폐 전문 업체인 카이코는 "'고래'들이 비트코인 가격이 충분히 내려갔다고 보고 대거 매집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반감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신규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점을 말한다. 비트코인은 시작부터 총 2100만개만 발행되도록 설계됐다. 이때 한번에 모든 코인이 발행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데 기여한 사람인 '채굴자'에게 보상을 주는 목적으로 일정량의 신규 비트코인이 발행되는 구조다.
이런 채굴자 보상은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들고 다음 반감기는 내년 3~5월 사이로 예상된다.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어드는 만큼 가격 상승을 내다볼 수 있다. 실제 비트코인은 반감기 2년 전으로 폭락하고 반감기 전 해부터 상승하는 사이클을 4년 주기로 반복하고 있다.
채굴 비용 증가도 가격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 16일 BTC닷컴 데이터를 보면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는 10.26% 상승했는데 난이도가 10% 이상으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즉, 채굴 난이도가 높아져 생산 원가가 상승하면 비트코인 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아주경제=박성준 기자 ps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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