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범죄 전력 연정 파트너 24일 만에 해임

▲ 아리예 데리 이스라엘 내무부·보건부 장관

탈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도 입각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아리예 데리 이스라엘 내무부·보건부 장관이 취임 24일 만에 해임됐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2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아리예 데리 샤스당 대표를 내무부·보건부 장관직에서 해임했습니다.

데리 대표의 해임은 지난달 29일 취임 후 24일 만입니다.

데리 대표는 과거 내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의 뇌물 수수 사건으로 실형을 받고 22개월간 복역한 적이 있습니다.

또 데리 대표는 지난해 1월에는 탈세 혐의로 징역형과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다만 혐의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형의 집행을 유예받아 실형을 살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치러진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데리 대표가 이끄는 샤스당이 11석의 의석을 얻어, 네타냐후 총리의 재집권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습니다.

데리 대표는 네타냐후의 재집권을 돕는 조건으로 장관직을 요구했고, 네타냐후는 우파 의원들을 동원해 장관 자격을 규정한 정부 조직에 관한 기본법을 바꿔 데리 대표를 입각시켰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대법원은 지난 18일 데리 대표를 장관으로 임명한 것이 부당하다며, 네타냐후 총리에게 해임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일단 대법원의 명령을 수용해 데리 대표를 해임하면서도 "데리 대표가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법적인 방법을 찾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현지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대법원을 무력화하기 위한 '사법개혁'을 서둘러, 중요한 연정 파트너인 데리 대표를 다시 입각시킬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습니다.

네타냐후 정부는 대법원의 권한을 약화하고 통제하기 위한 사법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연성헌법인 기본법에 대한 대법원의 사법심사 권한을 원천적으로 박탈하고, 다른 법률에 대한 대법원의 위헌 결정도 단원제 국회(크네세트)의 단순 과반 의결로 뒤집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집권 세력이 법관 인사를 주무를 수 있도록 법관 임명 위원회의 구성을 변경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법 개혁안은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는 네타냐후 총리와 데리 전 대표의 처벌을 막는 방탄용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야권과 전직 검찰총장 등 법조계 인사들은 지난 7일부터 안식일 직후인 매주 토요일 저녁 대규모 집회를 열고, 네타냐후 정부의 사법개혁 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소환욱 기자(cowbo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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