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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현 교수의 글로벌 미디어 이해하기]〈73〉2023년 소비자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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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언제나 새해가 시작되면 정보통신기술(ICT)과 미디어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관심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언론 보도처럼 CES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CES는 말 그대로 소비자가전 전시회였다. 그러나 가전 중심 전시회가 이제는 가전을 넘어 디지털과 인터넷 기술이 적용되는 모든 분야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전시회가 됐다.

특히 올해 화두 중 하나는 모빌리티였다. 다국적 자동차회사가 참여해 다양한 개념의 자동차를 선보였다는 게 이런 트렌드를 방증한다. 이제는 이용자환경(UI)·이용자경험(UX)을 강조하며 엔터테인먼트와 결합한 자동차는 미디어 산업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것이다.

소비자가 원한다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생각과 개념에서 벗어나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 공급자 시각이 아니라 소비자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CES 중심에 흐르고 있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새해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액센츄어가 세계 10개국 6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미디어 관련 보고서 '성장을 위한 재설계:세분화되고 다차원화 된 미디어를 위한 전략'을 발간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성장 감소세와 경쟁 심화, 2023년 경제위기 속에서 미디어 산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는 신규 가입자가 감소했지만 가입자 이동(churning)은 증가했다. 지난 1년 동안 소위 빅5 OTT 가입자 중 약 35%가 해지했고 26%는 추후 1년 안에 하나 이상 서비스를 해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시장은 가입자 수 증가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소비자 가장 큰 불만은 서로 다른 수많은 앱과 스트리밍 서비스 속에서 자기가 원하는 콘텐츠를 찾기 위해 헤매고 있다는 것이다. 응답자 86%는 방송이나 소설미디어, e커머스 등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아주 쉽고 편하게 경험할 수 있는 올인원 플랫폼을 원한다고 한다. 41%는 올인원 플랫폼을 위해 지불 의사가 있으며, 61%는 콘텐츠의 더 나은 개인화를 위해 자기 프로필을 서로 다른 플랫폼에서도 공유하도록 허용할 수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OTT는 규모의 경제를 위한 주요 경쟁력 요소가 콘텐츠였지만 이제는 모든 차별화 요소 중 가장 중요하고 익숙한 대상을 향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바로 가치 차별화다. 고객 입장에서는 소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인 것이다.

미디어 기업은 소비자의 시간, 관심, 그리고 주머니를 위한 경쟁에서 궁극적으로 이겨야 하기에 이제는 그들이 원하고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해 성장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지금 소비자는 그들이 지불하는 가치만큼의 가치를 얻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

'미디어 산업의 미래는 통합된 플랫폼으로 이동에 있다'고 보고서는 적시하고 있다. 통합 플랫폼을 통해 얻은 중요한 두 가지 결과가 있다. 회사는 통합을 통해 서비스 이동률을 낮추고 서비스 번들을 제공해 매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 소비자에 콘텐츠를 쉽게 찾고 이용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확산으로 파편화되고 세분화된 미디어 산업이 2023년 새해를 맞아 번들과 통합 서비스가 새로운 생태계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할 것이다. 가치 중심, 즉 소비자 중심이 돼야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제공해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플랫폼이다.

미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방송채널과 OTT가 있는 국내에서도 선호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TV 실시간 방송뿐 아니라 재방송, 타 채널, OTT에 이르기까지 검색을 해야 하는게 현실이다. 국내 미디어 산업도 이제는 소비자에게 쉽고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파이프라인을 넘어 플랫폼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khsung20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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