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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자영업자, 20년만에 최대 폭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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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사상지위별 취업자 통계 분석

코로나 풀리자 11.9만명 늘어나

한일월드컵 2002년엔 14.1만명↑

민간소비 위축·매출 직격탄 우려

파산·채권부실 줄도산 가능성도

헤럴드경제

지난해 자영업자가 12만명 이상 증가하면서 2002년 이후 20년만에 최대 증가폭을 보이며 경제활동인구 5명 중 1명꼴인 563만명에 달했으나 경기침체와 과점경쟁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사진은 자영업자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시내 식당가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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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영업자가 11만9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이후 20년만에 최대 폭 증가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보복소비 특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새해다. 소비가 경제를 떠받친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는 주요 연구기관은 물론 정부마저 경기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고물가·고금리·고용불안으로 수요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상당 수 자영업자가 외식·숙박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실제로 외환위기(IMF) 여파가 있던 1998년에도, 금융위기 여진이 남았던 2009년에도 자영업자는 20만명 이상씩 감소했다. ‘좀비’ 소상공인의 구조조정은 일부 감내해야 하지만, 이들이 대부분 대출을 낀 채무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도미노 채권부실이 우려된다. 세심한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통계청의 종사상지위별 취업자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는 고용원 유무를 떠나 모두 증가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5만8000명 늘어 136만5000명을,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6만1000명이 증가해 426만7000명을 기록했다. 자영업자 수는 이에 2021년 551만3000명에서 563만2000명으로 늘었다. 월드컵이 있었던 2002년 14만1000명 증가 이후 최대 폭 증가다.

보복소비에 대한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위기 당시인 2020년 자영업자는 전년대비 7만5000명, 2021년에는 1만8000명 줄었다. 그런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2년간 감소 폭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자영업자가 늘었다. 산업별 취업자로 시선을 돌리면 자영업자 증가세가 어디서 기인했는지 알 수 있다.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는 지난해 4.0% 증가했다. 이에 반해 2020년엔 6.9% 2021년엔 2.2%가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엔 늘어난 자영업자를 감당할 만큼 수요가 증가했다. 재화소비는 일부 감소했지만, 대면소비(대면서비스업 생산)는 지난해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였다. 그런데 새해에도 이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징후는 나타나기 시작했다.

2022년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숙박·음식점 생산은 전월 대비 4.0%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은 대표적인 대면소비지표다. 코로나가 여파가 남아 있던 지난해 12월(-10.9%)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벌써 2개월 연속 감소다. 예술·스포츠·여가도 5.0% 줄었다.

정부 분석을 봐도 상황이 비슷하다. 기획재정부는 새해 민간소비가 2.5% 늘어나는데 그칠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엔 4.6%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 증가세가 2.1%포인트 줄어든다는 것이다.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소비자들의 처분가능소득 등 소비여력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영업자는 경제위기가 닥친 이후 큰 폭 감소를 매번 경험했다. 1998년엔 28만5000명이 사라졌고, 2009년에는 25만6000명이 감소했다.

자영업자 계층이 급격하게 도산하게 되면 우리나라 경제 침체는 가속될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기준 563만2000명이다. 지난해 큰 폭 증가의 이유도 있었지만, 원래도 많았다. 1992년 이후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단 한번도 500만명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기준 경제활동인구가 2867만400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20%, 경제활동인구 5명 중 1명 꼴로 자영업자다.

특히 신규 진입 자영업자, 한계 자영업자들이 가진 부채가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앞서 코로나19를 이유로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전염병 사태로 일시적 위기에 직면한 이들도 있었지만, 이미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이들도 일부 대출을 받았다. 새해 본격적인 소비 침체에 들어서면 이들이 가장 먼저 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정부는 이에 새해 경제가 ‘상저하고’ 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보고, 상반기 재정집행을 끌어올려 연착륙을 시도한다. 급격한 충격이 오지 않도록 방지하겠단 것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적극적인 경기 대응을 위해 상반기 중 역대 최고수준인 65% 이상 신속히 집행하도록 하겠다”며 “금융시장의 경우에도 향후 주요국 물가 및 통화긴축 속도, 경기둔화 흐름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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