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이 11일 “진영정치, 팬덤정치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며 국회가 선거법 개정 논의에 속도 낼 것을 촉구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거대한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내년 4월 치러지는 22대 총선을 “진영정치, 팬덤정치를 종식하는 일대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며 “승자독식의 선거제도와 정치관계법부터 전면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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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초 “2~4명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꺼내 든 선거제 개편 이슈를 김 의장이 구체적인 일정과 함께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마침 이날 국회에서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정치관계법 소위원회가 열려 선거법 개정 논의의 첫발을 뗐다. 다만 중대선거구제 등 구체적인 방식은 개별 의원 간 이견이 커 진통도 예상된다.
김 의장은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어떻게 고치든 다당제를 기초로 해서 지역이나 정치세력 간 협치가 가능한 제도로 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선 많은 국회의원이 공감하는 거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에 오는 3월까지 선거법 개정을 마치자고 제안했다. 22대 총선의 선거구 획정 법정 시한이 4월 10일인 만큼, 그 전에 선거법 개정을 마쳐 새 기준에 따라 지역구 의원정수, 선거구 등을 확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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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은 “정개특위 위원들과 지난 연말에 장시간 토론을 통해서 올해는 정개특위가 늦어도 2월 말까지 안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며 “두 개 정도 복수 안을 만든다면 그것을 국회 전원위원회에 회부해서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원위 공론화를 거치면 국회의원 300명 중 200명이 서명할 수 있는 선거법 개정안을 만들어 3월까지는 선거법 개정이 가능하다”라고도 했다.
선거구 획정 시한(4월 10일) 준수도 강조했다. 김 의장은 “20대 총선과 21대 총선 모두 총선 한 달 전에야 선거구를 획정했다. 심각한 병폐”라며 “이런 국회의 탈법적 관행을 더 이상 두고 보지 않을 작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중토론, 국민참여, 신속결정을 3대 원칙으로 세우고 새로운 선거법 토론에 착수하자”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선거제 논의를 발판 삼아 개헌 작업에도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개헌의 구체적 과제로는 ▶행정부 집중 권한 분산 후 국회 입법권 강화 ▶조약·예산에 대한 국회 심의권 실질화 ▶감사원 회계검사 권한의 국회 이관 등 3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이미 지난 9일 각계 전문가 24명으로 구성된 국회의장 직속 개헌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켜 개헌 기초안 마련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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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은 “여야 합의를 거쳐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며 “개헌특위 산하에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국민참여형 개헌에 본격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 작업을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이뤄내기 위한 헌법개정절차법 제정 계획도 밝혔다. 김 의장은 “개헌은 국민의 67%가 찬성하고, 전문가의 89%, 국회의원의 93%도 필요하다고 답하고 있다”며 “이를 실질적으로 이뤄내려면 절차적 과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거법 개정과 개헌 등 논의는 결국 갈등과 극단의 정치를 멈춰 세우고 대화와 타협, 통합과 협력의 새 정치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과제라는 것이 김 의장 설명이다. 그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만드는 일이 제가 국회의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며 “앞으로 여러 가지 계기를 만들어 정부나 대통령과도 대화의 기회가 많아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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