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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불교계·여당 "공수처장 사퇴하라"…눈물의 '찬송가 시무식'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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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의 ‘찬송가 시무식’ 논란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불교계 등이 김 처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보이는 데다, 여당은 ‘공수처 무용론’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김 처장의 임기(2024년 1월20일까지)는 1년 이상 남아있어 공수처로서는 김 처장 사과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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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김진욱 공수처장이 시무식에서 찬송가를 부른 데 대한 종교계, 정치계의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공수처가 새로운 로고를 만들어 현판식을 한 지난해 8월 31일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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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공수처장, 사퇴해야”



본지는 김 처장이 이달 2일 열린 시무식에서 고(故)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의 시 선한 능력으로를 소개하면서 이 시를 기반으로 한 찬송가 주 선한 능력으로를 직접 부르다 울음을 터뜨렸다는 사실을 지난 5일 보도했다. 보도 직후부터 불교계가 발끈하자 김 처장은 “이유 불문하고 공직자이자 수사기관장으로서 특정 종교 편향적으로 비칠 수 있는 언행을 한 것은 부적절한 것으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즉각 사과했다. 이어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유의하면서 정치적으로나 종교적으로 한 치의 치우침 없는 자세를 견지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김 처장의 사과에도 파장은 계속됐다.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5일 위원장인 도심스님 명의로 사정기관 책임자 자질과 최소한의 양심마저 버린 행위에 대해 공직자로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반박 성명을 냈다. 불교계는 이튿날인 6일에도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장 선광스님 명의로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의 종교중립 의무 위반 행위에 대한 엄중 징계”와 함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직을 즉각 사퇴하고 사과하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불교계가 사정 기관 책임자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건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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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공수처 출범 이후 일었던 논란들을 나열하는 등 '공수처장 찬송가 사건'을 계기로 공수처 무용론에 힘을 실었다. 사진은 8일 김 의원의 페이스북 글. [김웅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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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공수처장 사표내고, 공수처 폐지해야”



정치권도 가세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8일 “도무지 정의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던 문재인 정권이 권력형 비리 수사기구라며 만든 것이 공수처”라며 “고쳐서 될 조직이면 개혁이 답이겠으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개혁해도 안 될 조직이면 해체만이 답”이라고 논평했다. 김 처장에 대해서도 “찬송가는 교회에서 부르고, 눈물이 나면 집에 가서 우시라. 물론 사표부터 내고”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김 처장에 대한 비판 외에 공수처 폐지 등을 추가로 촉구하는 입장을 나란히 냈다. 홍준표 시장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옥상옥 기관에 앉아 세월만 보내며 국민 세금만 낭비하니 폐지함이 마땅하지 아니한가”라며 “문재인 정권의 상징, 불필요한 사정기관 공수처는 이제 폐지할 때”라고 말했다. 김웅 의원도 8일 페이스북에서 “수사권을 기화로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공수처는 이제 더 존재 이유가 없다. 공수처는 즉각 해체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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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은 김 처장의 '시무식 찬송가'와 관련해 종교편향 문제를 제기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17일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이 17일 경기 파주시 서울시립승화원 제1묘지 무연고 사망자 추모의집에서 '무연고 사망자 합동 추모제'를 봉행하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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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공수처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면 공수처 자체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고, 김 처장 역시 평소에 “임기를 채우겠다”고 공언해 사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공수처로서는 현재 특별한 방법이 없어 불교계와 여권 등의 반발을 가라앉히기 어렵고,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김 처장이 찬송가를 부르다 눈물을 보이고, 알려진 것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불렀다”는 불만이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찬송가 시무식’에 따른 여진은 상당시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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