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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물가와 GDP

미 고용지표 안정세…금리 인상 끝날까? “환호하긴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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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임금 상승률 4.6%, 전망 밑돌아

실업률도 낮아 ‘골디락스’ 가능성 있지만

노동시장 공급보다 수요 많아 불안감도


한겨레

AFP 연합뉴스


지난달 미국의 임금 상승률이 예상을 밑돈 것으로 나타나자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퍼졌다. 연방준비제도의 강도 높은 통화긴축이 조만간 끝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다만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된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계속되고 있어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노동부가 6일(현지시각) 발표한 고용 상황을 보면, 지난달 비농업 민간 일자리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1년 전보다 4.6% 올랐다. 4.9∼5.0% 수준이었던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지난해 5%대를 유지하다 10∼11월 4.8%로 떨어진 임금 상승률이 한층 더 내려온 것이다. 4.6%는 2021년 8월(4.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준이 새해 주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지목한 임금 상승세에서 뚜렷한 둔화의 조짐이 나타난 것이다. 최근 수개월간 연준은 임금 오름세와 이로 인한 서비스 물가 상승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지난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임금이) 내려오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며 “우리가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라고 말한 바 있다.

예상을 밑도는 임금 상승률에 시장이 환호를 보낸 이유다.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은 것이다. 12월 고용상황 보고서가 공개된 6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13% 뛰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모두 2%대 오름세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금리도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고용상황 보고서가 ‘골디락스’(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모두 적절한 수준인 경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도 해석했다. 임금 오름세가 둔화하면서도 실업률이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3.5%로 1969년 이후 가장 낮다. 지난해 3월 이후 꾸준히 3.7% 이하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낮은 실업률과 여전히 높은 일자리 증가세는 반갑지만은 않은 소식이라는 우려도 만만찮다. 노동시장에서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불균형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임금 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는 22만3천개 늘며 시장 예상치(18만∼20만개)를 웃돌았다. 파월 의장은 적절한 일자리 증가폭으로 10만개를 제시한 바 있다. 노동 공급 상황을 보여주는 경제활동참가율은 62.3%로 여전히 코로나19 전보다 1%포인트 낮았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경제학)도 6일 트위터에 “노동시장이 매우 타이트(tight)하다”며 “물가상승률 하락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것이 최선의 추측은 아닐 것”이라고 적었다.

데이터가 달마다 널뛰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한 달 전 5.1%(속보치)로 집계됐던 11월 임금 상승률은 이번에 4.8%로 정정됐다. 12월 임금 상승률 속보치도 큰 폭으로 정정될 여지를 열어둬야 한다는 소리다. 연준 입장에서는 임금 오름세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단하기 힘든 셈이다. 연준은 다음달 1일 새해 첫 금리 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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