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음파 탐지기 지닌 병코돌고래
수염바다사자, 어두운 심해에서도 날카로운 시력 자랑
수중 드론 능력 저조…美 해군, 해양포유류 은퇴 중단
지뢰 제거 작전 중인 병코돌고래, 지느러미에 위치 확인 표지가 장착되어 있다. [미 해군 유인물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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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미국 해군과 함께 일하는 지뢰 탐지 돌고래와 바다사자가 그들을 대체할 기술력의 부족으로 은퇴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8일 비즈니스인사이더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 의회는 2023년 국방 법안에서 지뢰 탐지 돌고래의 은퇴를 막고 해양 포유류의 항구 보안 훈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미 해군은 1960년대부터 돌고래와 바다사자를 훈련시켜 잃어버린 장비를 회수하고 침입자가 항구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며 매장된 해뢰를 탐지해내는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이제는 해양 동물들을 은퇴시키고 드론으로 대체할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드론 기술이 아직 돌고래가 지뢰를 찾는 독특한 능력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는 오래 전부터 예정된 돌고래와 바다사자의 은퇴일정을 중단시켰다.
군 관계자는 “언젠가 수중 드론으로 이러한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로서는, 기술이 돌고래와 바다사자가 하는 만큼 해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병코돌고래는 생물학적 음파 탐지기를 가지고 태어나 먹이를 탐색하고 찾을 때 사용한다. 해군은 이점에 착안, 보상으로 식량을 주면서 지뢰, 적군, 잃어버린 무기와 같은 전자 음파 탐지기가 놓칠 수 있는 물체를 찾도록 돌고래를 훈련시켰다.
수염바다사자는 날카로운 시력과 뛰어난 방향감각을 가지고 있어 가장 어두운 물에서도 지뢰나 인간 침입자를 찾을 수 있다.
아울러 두 동물은 모두 깊은 잠수부다. 돌고래 연구 센터와 씨월드에 따르면 바다사자는 275m까지 잠수할 수 있으며 훈련된 병코돌고래는 305m 이상 잠수했다고 한다. 이 정도 수심은 인간이 감압병을 겪지 않고 기본적인 스쿠버장비로 내려갈 수 있는 깊이보다 무려 7배 더 깊다. 또 돌고래와 바다사자는 빽빽한 수초와 각종 수중 장애물을 자유자래로 피해가며 돌아다닐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해군에게 해양포유류들의 역할은 매우 필수적이다. 깊은 바다 속에는 위험한 물건들이 생각보다 많이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군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적 기뢰에 의해 침몰되거나 파손된 19척의 미국 선박 중 15척이 얕은 바다에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에는 두 마리의 돌고래가 훈련 중 캘리포니아 코로나도 앞바다에 묻혀 있는 130년 된 희귀한 어뢰를 우연히 발견했다.
2023년 올해 미 해군 해양 포유류 프로그램에 배정된 예산은 식량, 의약품, 수의학, 축산 및 시설에 4000만달러(약 504억원)이다. 그 중 절반인 약 2100만달러(265억원)는 77마리의 돌고래와 47마리의 바다사자를 위한 숙식에 사용된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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