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왼쪽) 전 대표와 청년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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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에서 때아닌 ‘가짜 보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를 가짜 보수로 지목하며 청산의 대상으로 주장하면서다.
지난 5일 청년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진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가짜 보수 청산”을 3대 공약의 하나로 내놨다. 그는 “기회주의, 보신주의, 내부총질 같은 보수 진영 내부의 나쁜 습관을 청산하고 희생과 헌신이 인정받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출연한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선 공격 수위를 더 높였다. 그는 ‘가짜 보수 안에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도 포함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포함된다”고 답한 뒤 “기준은 하나다. 그 두 분은 윤석열 정부 지지율이 올라가면 별로 기분 안 좋아할 것 같고 윤석열 정부 지지율이 떨어지면 편하게 웃는 얼굴로”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 쓴소리도 할 수 있고 비판도 할 수 있다”고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상승에 기뻐하는지 여부로 ‘가짜 보수’ 여부를 가리겠다는 말이었다.
후보군 중에서 가장 먼저 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비슷한 취지의 말을 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암적 존재를 쳐내야 한다”며 “사사건건 국정을 발목 잡고 내부총질에만 몰두하는 세력, 나라를 또 한 번 탄핵정국으로 몰고 가려는 종북좌파에 편승하는 당내 분열 세력만은 반드시 쳐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전 대표는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바른미래당과) 통합이 저에게 천추의 한이 됐다”거나 “그들은 우리 당에 들어와서는 끼리끼리 집단을 만들었다. 마치 민주당처럼 만들었다”며 사실상 두 사람을 직격했다.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을 지낸 강신업 변호사. 그는 국민의힘 대표에 도전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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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짜 보수’ 공격은 줄줄이 예고된 보수 유튜버의 전당대회 출마가 현실화되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구독자 147만명인 ‘신의 한수’ 진행자인 신혜식씨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건물에서 최고위원 선거 사무소 개소식을 연다. ‘신의 한수’는 6일 ‘유승민, 민주당 지지율 59% 충격’이란 제목의 생방송을 진행했고, 지난 2일엔 ‘유승민 폭망, 김기현 상승세’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구독자 84만명인 ‘가로세로연구소’ 진행자 김세의씨도 최고위원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가세연은 지난해 7월 이준석 전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뒤 당권이 박탈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 성접대 의혹을 제기했다. 대표 경선에 도전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 팬클럽 회장 출신이자 구독자 12만명의 ‘강신업 TV’ 진행자 강신업씨도 이 전 대표와 악연이 있다. 그는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7월 이 전 대표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주장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변호인으로 선임됐고, 같은 해 8월엔 이 전 대표를 무고죄로 고발했다.
이런 흐름을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전당대회가 과열돼 극단적인 주장이 오가면 문제”라며 “보수 유튜버 출신 후보들이 지나치게 강성 주장을 펼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상범 의원은 지난달 27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수 유튜버 출마가) 경선 과정에서 흥행에는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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