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휘발유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된 첫날인 1일 오후 서울 도심의 한 주유소 유가정보 게시판에 휘발유와 경유가 리터당 각각 1911원, 185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7.29원 오른 리터당 1537.99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이날부터 휘발유를 구매할 때 붙는 유류세 인하 폭을 종전 37%에서 25%로 축소했다. 경유에 적용된 유류세 인하 폭은 오는 4월까지 기존의 37%로 유지된다. 2023.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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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국제유가 하락으로 침울했던 정유업계의 분위기가 새해 들어 바뀌고 있다. 국제 유가가 오르고 정제마진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겨울철 한파 영향으로 미국 정제설비 가동률도 줄면서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도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 정유사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 당 10.5달러를 기록했다. 등유, 경유 등의 정제마진은 배럴 당 30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초 7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0.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1.06달러로 마감했다.
정유사 실적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유가가 오르면 낮은 가격에 산 원유의 재고평가 가치가 커져 이익을 보게 되는 식이다. 지난해 상반기 정유4사의 영업이익이 총 12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것도 유가 급등에 따른 재고평가이익의 비중이 컸다.
그러나 3분기부터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정유사들은 재고손실 부담을 떠안았다. 상반기 120달러까지 돌파했던 유가는 하반기 들어 하락세를 보이다 70달러대까지 주저앉았다. 2분기 배럴 당 평균 20달러를 넘었던 정제마진도 3분기 이후 1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시장 일각에선 지난해 4분기 정유사의 정유 부문 실적이 재고평가손실 등으로 수천억원대 적자까지 내려갔을 거라고 본다.
업계에선 정유사 실적에 악 영향을 미친 유가 '바닥 다지기'는 끝났다고 보고 있다. 올 1분기엔 다시 희망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주요 전망 기관들도 새해 평균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보다 높아질 것으로 본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평균 WTI 배럴당 가격을 92달러로 예상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평균 WTI 배럴당 가격을 86.4달러로 예측했다. 로이터통신이 경제학자·연구원 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올해 평균 배럴당 89.37달러로 현재 유가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70달러대의 국제유가는 단기 하단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오는 2월 러시아산 정유제품에 대한 EU(유럽연합)의 금수조치가 시작되기 때문에 화석에너지 공급차질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발 석유제품 공급 차질도 정제마진 개선에 도움이 된다. 미국 정제설비는 2주 전까지 가동률이 95.5%에 육박했지만 최근 극심한 한파 등으로 인해 90.9%까지 하락했다. 한파가 지속되면 가동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 올해는 에너지 대란 속에서 LNG(액화천연가스)의 대체제로 등·경유의 수요가 늘고 있는데 등·경유 재고도 부족한 상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유가가 급등했던 지난해 상반기 같은 실적은 기대하기 어렵다"면서도 "수요 대비 공급 부족으로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유가도 하락세를 벗어났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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