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이 현재 리터(ℓ)당 1500원 중반대에서 조만간 1700원 선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완화 등에 따른 석유 수요 증가 전망으로 국제유가가 3주 만에 약 10% 올랐다는 점에서다. 새해부터 적용된 휘발유 유류세 인하폭 축소(37→25%)로 리터당 100원에 달하는 가격 상승도 예고됐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기준 2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선물 가격은 배럴당 80.26달러로 지난달 12일(73.17달러) 대비 9.7% 상승했다. 같은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1.06달러로 지난달 12일(75.13달러) 대비 7.9% 올랐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은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러시아의 원유 가격상한제 보복 조치 예고 등으로 석유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수급난 우려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해제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5달러 가량 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는 국내 기름값을 이끄는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통상 국제유가는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548.95원, 경유 가격은 ℓ당 1720.28원이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말 가격(1530.70원) 대비 새해 들어 이틀 만에 18원 넘게 치솟았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과 정부의 휘발유 유류세 인하폭 축소가 맞물린 영향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적용했던 유류세 인하폭을 37%(휘발유 304원 할인)에서 올해부터 휘발유에 대해 25%(205원 할인)로 축소했다. 유류세 조정만으로 휘발유의 ℓ당 가격은 99원 오르게 된다. 주유소 석유 재고가 소진되면 휘발유 가격은 ℓ당 1600원 선을 훌쩍 넘게 된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분까지 겹치면 휘발유 가격은 1700원 선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1700원대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9월 27일(1705.43원)이 마지막이었다.
해외 주요 전망 기관들은 새해 평균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보다 높아질 것으로 본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올해 평균 WTI 배럴당 가격을 92달러로 예상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평균 WTI 배럴당 가격을 86.4달러로 예측했다. 김태헌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상반기에는 중국 방역 조치 해제 등으로 원유 수요가 오를 가능성이 높고,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돼 유가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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