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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순식간에 '화르르'…어떻게 방음터널이 불쏘시개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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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소음을 막기 위해 플라스틱 재질로 만든 터널 천장은 불쏘시개 역할을 했습니다. 여기다 터널 중간에 대피로가 없는 상황에서 차량끼리 뒤엉키며 탈출이 쉽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박하정 기자입니다.

<기자>

[움직이잖아, 불이? 오른쪽으로.]

불길이 번져 간 방음터널, 540m 길이의 절반 가까이가 불에 탔습니다.

[이희준/목격자 : 폭발 소리가 연쇄적으로 들리기에 밖을 봤더니 검은 연기가 엄청 많이 피어오르고, 화재가 계속 옆쪽 유리지붕 쪽으로 커지고….]

이 방음터널 재질은 PMMA, 흔히 아크릴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플라스틱이었습니다.

빛 투과율이 좋아 햇빛이 잘 들어오지만 불에 잘 타는 특성도 갖고 있습니다.

2년여 전 경기도 수원에서도 차량 1대에서 시작된 불로 약 50m 길이, 플라스틱 재질 방음터널이 전소되기도 했습니다.

[이송규/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 : 2차적으로 차량이 폭발할 수도 있고요. 방음(시설) 재료에 대해서는 불연성이나 난연성 재료를 사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수백 미터 구간을 통째로 이어 만든 것도 피해를 키운 이유입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하나로 쭉 이어져 있는 터널로 돼 있다 보니까 사람들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먼 거리를 대피해야 하는….]

불길이 잡힌 뒤 터널 내부를 들여다 보니 사고가 난 차량들 대부분은 불이 난 트럭의 반대 차선에만 몰려 있었습니다.

사망자가 나온 차량 4대 모두 이 반대편 차선에서 발견됐습니다.

진화와 구조에 나선 소방차와 구급차도 피해 차량들로 차선이 막혀 진입에 애를 먹었습니다.

연기와 유독가스 속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선 추돌 등 2차 사고 가능성도 커집니다.

소방 당국은 연기 흡입에 의한 질식 등이 인명피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평소 빛이 비쳤던 방음터널, 불이 나자 탈출구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깜깜이 터널로 변했습니다.
박하정 기자(park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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