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서울 2주택자, 내년 종부세 부담 완화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 공제 12억→18억원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중과 대상서 제외

공제 6억→9억, 세율도 1.2~6.0%→0.5~2.7%

공시가 20억 '똘똘한 한채'는 부담 늘 수도

아시아투데이 이철현 기자 = 내년부터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와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보유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이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된다. 1가구 1주택자는 전반적으로 세 부담이 줄어드나, 공시가 20억원 이상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일부 계층은 예외가 될 전망이다.

지난주 국회를 통과한 종부세법 개정안을 뜯어보면 내년 종부세 부담이 올해보다 가장 크게 줄어드는 계층은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로 나타났다.

25일 부동산 세금계산서비스 '셀리몬'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공시가격이 18억원인 주택을 부부 공동명의로 보유한 A씨 부부는 올해 종부세 156만7000원을 냈지만 내년에는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아예 빠진다. 이는 내년 공시가가 올해와 같다는 조건과 올해에 한해 60%를 적용한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로 복귀한다는 조건을 입력한 결과다.

A씨 부부의 세 부담이 대폭 줄어드는 것은 기존 6억원이었던 종부세 기본공제를 9억원 올린 효과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각각 기본공제를 받는다. 즉 부부가 적용받는 기본공제가 각각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높아지면서 부부 합산 기본공제가 기존 12억원에서 18억원으로 6억원이나 늘어난다. 공시가 18억원은 올해 기준 현실화율 81.2%를 적용하면 시가로 22억2000만원 수준이다.

내년에 공시가 현실화율이 하향 조정되는 점까지 고려하면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종부세 기준선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종부세는 주택과 토지를 합산해 공시가격 합계액이 유형별로 공제금액을 초과할 경우 그 초과분을 과세하는 세금이다. 이때 기본공제가 18억원이라는 것은 공시가 18억원을 넘어서는 순간에 발생하기 시작하는 세금이라는 뜻이다. 기본공제가 12억원일 때 A씨 부부는 12억원을 넘는 6억원에 대해 세금을 냈지만 기본공제가 18억원으로 바뀌면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단독명의로 주택을 보유한 1가구 1주택자들 역시 대다수는 세 부담이 줄어든다. 가령 공시가 12억원 주택을 단독명의로 보유한 1가구 1주택자 B씨는 올해 종부세 30만2000원을 냈지만, 내년엔 종부세 대상에서 빠진다.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기본공제가 올해 11억원에서 내년 12억원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다만 공시가 20억원 짜리 아파트를 보유한 1가구 1주택자 C씨는 내년 종부세 부담이 341만8000원으로 올해 330만원보다 소폭 늘어난다. 이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올해 60%에서 내년 80%로 늘었다고 가정한 것인데, 주택가액이 높아지면서 종부세 기본공제 상향(11억→12억원)보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의 효과가 커지는 데 따른 것이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악재가 된다.

조정대상지역에 2주택을 보유한 사람도 이번 세제 개편안의 최대 수혜자다. 내년부터 2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가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오르는데다 적용세율도 중과세율(1.2~6.0%)에서 일반세율(0.5~2.7%)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예컨대 조정대상지역에 공시가 8억원과 12억원 등 총 20억원 상당의 주택을 보유한 D씨는 올해 1436만2000원을 종부세로 냈지만 내년에는 552만8000원으로 크게 줄어든다.

여기에다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2020년 수준으로 낮아지고, 집값 하락분까지 더해질 경우 내년 공시가격은 올해보다 크게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완화된 종부세 부담이 거래 회복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주택자 중과세가 없어져 추가로 한 채를 더 마련하려는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경기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당장 집값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2주택자들이 매도를 보류할 순 있지만, 시장 불안 요인이 워낙 커 매수세가 당장 유입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일대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들. /정재훈 기자 hoon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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