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2 (수)

[스프] 김정은은 왜 아버지 기일에 참배하지 않았을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소년단 대회, 노동당 전원회의 주시해야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김정일 사망 11주기인 지난 17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았습니다. 고체연료 로켓 시험으로 공개 활동을 한 것이 지난 15일로 불과 1주일 전인 만큼 잠적 기간이 길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례적인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오늘은 김정은의 금수산태양궁전 미참배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집권 이후 처음으로 아버지 기일에 참배하지 않은 김정은



올해 12월 17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지 11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지난해까지 아버지 김정일의 기일에는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는데, 올해에는 아버지 기일에 금수산을 찾지 않았습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곳입니다.

북한 매체들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보도는 지난 18일 아침 일찍 나왔는데,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는 정치국 상무위원인 김덕훈 총리와 박정천, 리병철 당 비서, 그리고 최선희 외무상 등만 식별됐습니다. 금수산태양궁전에 있는 김일성과 김정일 동상 앞에는 김정은 명의의 꽃바구니만 놓여 있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BS

12월 18일 보도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사진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정일이 아버지 기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찾는 것은 쉽게 말해 아버지 제삿날 제사를 지내는 것과 같습니다. 집집마다 풍습은 다르겠지만 제사를 지내는 집의 경우 아버지 제삿날 제사를 거르는 일은 거의 없는데, 김정은이 매년 해 오던 제사를 다른 사람한테 맡겨놓고 본인은 제사를 지내지 않은 것입니다.

더구나, 김정은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는다는 것은 단순히 김일성과 김정일을 기린다는 차원을 떠나 자신의 권력 정통성을 선전하는 주요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김일성의 나라 북한에서 김정은이 최고지도자가 된 것은 김일성의 손자이고 김정일의 아들이었기 때문인데, 금수산 참배를 통해 자신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적통 후손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만큼 권력 정당성 확보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김정은은 김일성의 생일과 사망일, 김정일의 생일과 사망일처럼 주요한 계기마다 금수산태양궁전을 빼놓지 않고 참배해 왔습니다.

김정은이 김정일 기일과 같은 주요 계기에 금수산태양궁전에 등장하는 것은 자신의 건재를 확인하는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나타나야 할 때 나타나지 않으면 외부 세계에서 각종 이상설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0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 때 김정은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으면서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던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김정은이 김정일 사망 11주기라는 주요한 계기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이었을까요? 이번 일이 북한 내 특이동향인 것은 분명합니다.

다른 행사 일정 때문에?



김정은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사실이 보도된 지난 18일 북한은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준중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했고, 북한은 다음날 정찰위성 관련 중요시험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이 가장 최근 공개 활동을 했던 것이 지난 15일 동창리에서의 고체연료 로켓시험이었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곳도 18일 동창리였기 때문에, 김정은이 평양에 돌아가지 않고 동창리에서 미사일 발사를 지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지난 19일 보도를 보면 동창리에서의 미사일 발사(정찰위성 중요시험)는 김정은 없이 진행됐습니다. 북한은 “중요시험 결과는 즉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에 보고되었다”고 밝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장인 김정은이 현장에 없었음을 확인했습니다.

김정은이 동창리에 계속 머문 것도 아니라면 김정은은 왜 아버지 기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았을까요? 다른 일정이 있었기 때문일까요? 만약 아버지 제삿날 제사를 제쳐놓고 해야 할 일정이었다면 엄청나게 중요한 일정이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북한에서 김정일 기일을 전후해 중요행사가 있었다는 보도는 없지만, 김정은이 제사를 제쳐놓고 고민해야 할 정도의 일이 있었는지 추후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과대 해석은 금물



혹시 김정은에게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대 해석은 금물입니다. 아직까지 북한 내에서 이상한 동향이 포착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합니다.

김정은이 마지막으로 공개 활동을 했던 지난 15일 고체연료 로켓시험 당시의 사진을 보면, 김정은이 좀 추워하는 듯한 인상을 받습니다. 추운 날씨인데도 따뜻하게 입고 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감기몸살 같이 잔병을 앓았을 수도 있지만 이것 또한 확인되는 것은 없습니다.



SBS


**'보러가기' 버튼이 눌리지 않으면 해당 주소를 주소창에 옮겨 붙여서 보실 수 있습니다.
안정식 북한전문기자(cs7922@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