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 선박 구조하던 해경 2명 집채만 한 파도에 맞아 부상

최고 7ｍ의 집채만 한 파도가 치는 가운데 기관 고장 등으로 조난한 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동해해경 소속 해양경찰관 2명이 다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동해해양경찰서는 지난 18일 독도 북동방 163km 해상에서 기관 고장과 정전으로 조난선박이 발생해 승선원 10명 전원을 안전하게 구조했지만, 구조과정에서 경찰관 2명이 다쳐 치료 중이라고 오늘(22일) 밝혔습니다.

동해해경은 지난 18일 오전 2시 35분 독도 북동방 해상에서 경북 강구 선적의 통발어선 A호(69t급·승선원 10명)가 통발 조업 중 기상악화로 바닷물이 기관실로 유입돼 전기합선(추정)으로 선박 내 기관 고장과 정전이 됐다는 신고를 접수했습니다.

해경은 독도 인근에서 경비 중인 3천t 급 함정인 3016함을 현장으로 급파해 조난선박을 구조했지만, 예인 구조과정에서 경찰관이 부상했다고 전했습니다.

조난선박 구조 과정에서 부상한 동해해경 경찰관 (사진=동해해경 제공, 연합뉴스)

3016함 김재휘 순경(26)은 예인색 연결 업무 중 함미 작업 현장에서 집채만 한 파도가 연속으로 밀려와 넘어져 다쳤지만, 마지막까지 작업에 참여해 완수했습니다.

이어 완전하지 않은 몸 상태로 조난선박 안전관리 및 순찰업무를 하다가 기상악화로 해경 함정이 파도를 맞아 기울어지는 순간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정강이 쪽 열상을 입어 뼈가 보일 만큼 피부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에 3016함은 원격 의료시스템을 가동, 24시간 이내 응급처치 및 봉합수술을 하지 않으면 골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강릉 A병원 의사의 소견을 받아 즉시 응급처치를 했습니다.

부상한 또 다른 천희민 순경(33)도 예인 준비작업 중 함미에서 월파 등으로 주변 철재 구조물인 예인기 모서리에 부딪혀 왼쪽 발가락 골절과 인대파열이라는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2명의 경찰관은 20일 새벽 강릉 A병원으로 이송돼 천 순경은 왼발에 통깁스를, 김 순경은 찢어진 부분에 봉합 수술을 받는 등 전치 4∼6주의 진단을 받고 치료 중입니다.

김 순경은 "해양경찰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업무이고 구조업무 중 상처를 입어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천 순경은 "해양경찰로서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런 대형상황이 처음이라 당황했지만, 선후배 동료들과 함께 구조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조난선박 A호는 20일 오후 5시 10분쯤 울릉도 인근 해상에서 예인선에 안전하게 인계했습니다.

함정으로 들이치는 집채만 한 파도 (사진=동해해경 영상 캡처, 연합뉴스)

(사진=동해해경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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