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내년에도 2% 웃돌 듯…물가 중점 통화정책 필요”
한은은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을 통해 “올 1~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5.1%로 물가안정목표 2%를 상회하고 있다”면서 “연간 기준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4.7%)을 넘어 1998년(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초 3%대 중반에서 7월 6.3%까지 가파르게 높아졌다가 지난달 5.0%로 낮아졌다.
식료품·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하고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연초 2%대 중반에서 지난달 4.3%로 오름세가 꾸준히 확대됐다. 전반적인 물가상승압력이 여전히 높은 상태라는 의미다. 올해 연간 근원물가상승률은 3.6%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거리 두기 해제 등의 영향으로 수요 측 물가압력이 한층 높아진 데다 임금 상승,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그간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이 여타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된 결과”라며 “특히 외식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올 하반기(7~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5.7%의 품목별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개인서비스가 1.91%포인트 물가를 끌어올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업제품(1.63%포인트), 석유류(0.80%포인트) 순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는 점은 물가 오름폭을 축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은 9월 하순 이후 1400원을 웃도는 높은 수준을 이어가다 11월 이후 130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국제유가 역시 두바이유 기준으로 최근 배럴당 80달러를 밑돌아 연초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다. 다만 정부정책 측면에서 그간 누적된 원가상승 부담이 공공요금에 점차 반영되면서 물가상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총재는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앞으로 발표되는 데이터를 통해 그간의 정책이 국내경기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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