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감염 초등생 사망…"당국 발표 못 믿겠다" 민심 '부글'

중국에서 코로나 19에 감염된 초등학생이 사망했다는 한 어머니의 글이 중국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방역 당국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오늘(20일) 웨이보 등 중국의 소셜미디어에는 광시자치구 허저우에 사는 한 여성이 초등학교 4학년인 딸이 코로나 19에 감염돼 나흘 만에 숨졌다고 알린 글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 여성은 "지난 13일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딸 쉬 모양의 몸이 불편하니 데려가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위생원에 데려가 검사한 결과 약한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처방을 받아 자가 격리시켰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이튿날 체온이 39.5도까지 올라가 해열제를 먹였더니 15일 정상을 회복했지만 다음 날 다시 몸이 쑤시고 아프다며 통증을 호소해 해열진통제인 이부프로펜을 복용시켰는데 하루 만인 17일 아침 갑자기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허저우 질병통제센터는 "쉬 양이 코로나 19에 감염된 것이 맞다"며 "양성 판정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않았고, 부검하지 않아 정확한 사인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쉬 양 사망 이후 허저우의 학교들은 학부모들에게 "자녀가 감기나 발열 증세가 나타나면 학교에 보내지 말고, 부모가 코로나 19 양성으로 확인되면 자녀를 등교시켜서는 안 된다"며 "자가 격리 5일 뒤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학교에 보내라"고 공지했습니다.

쉬 양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온라인은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에 대한 원성과 불만으로 들끓었습니다.

코로나에 감염된 딸의 사망 경위를 알린 엄마의 글 (사진=웨이보 캡처, 연합뉴스)

누리꾼들은 "현지 방역 당국은 책임 회피성 발언만 하고, 학교는 뒤늦게 코로나가 확산하는 것만 두려워한다"며 "이 어린 소녀의 죽음을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성토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감염돼도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경미하니 병원에 가지 말고, 재택 치료하면 된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 병원 치료를 안 받은 탓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왜 당국이 발표하는 코로나 19 감염 사망자 통계에 쉬 양의 사례가 포함되지 않았느냐"며 "감염자가 줄고, 사망자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당국의 발표를 어떻게 믿겠느냐"고 날을 세웠습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은 코로나 19로 사망자가 속출했을 때도 그 수치를 정확하게 공개하며 경각심을 심어줬다"며 "왜 중국은 사망자를 은폐하고, 통계를 축소하며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별거 아니다'라는 말로 국민들의 경계를 느슨하게 만드느냐"고 꼬집었습니다.

아울러 "코로나 19 치사율이 낮다는 방역 전문가들의 말을 믿지 말라. 운이 좋으면 살고, 그렇지 못하면 죽음을 맞을 것"이라는 자조적인 글이나 "코로나 19가 진정되고 있다거나 집에서 며칠 푹 쉬면 낫는다고 읊어댄 사람들을 똑똑히 기억하라"며 방역 전문가들의 실명을 거론하는 글들도 잇따랐습니다.

방역 완화 이후 PCR 검사가 중단된 가운데 코로나 19 감염 의심 발열 환자가 폭증하고, 베이징 등지에서 사망자가 급속히 늘었음에도 이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방역 당국의 발표 통계에 가졌던 불신과 불만이 폭발하는 양상입니다.

방역 당국은 지난 14일 무증상 감염자 통계 발표를 중단하고, 하루 신규 감염자가 2천 명 대에 그치고 있다며 코로나 19가 진정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 19 감염이 의심되는 발열 환자가 급증해 기업과 상업시설, 점포들이 속속 문을 닫고 있습니다.

또 방역 당국은 지난 18일 베이징에서 2명이 사망하는 등 지난 3일 이후 보름 동안 4명이 코로나 19에 감염돼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베이징 등지에서 최근 시신 안치소가 포화 상태이며 화장장마다 24시간 가동해도 시신을 제때 소각 못 해 일주일 가량 대기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사망자들이 코로나 19에 감염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상당수가 코로나 감염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옵니다.

지난 12일 당뇨병을 앓던 프로축구 선수 출신 30대가 코로나 19에 감염돼 숨졌으나 당국의 코로나 19 사망 사례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문준모 기자(moonj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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