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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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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그레이엄 라이브러리에 김장환 목사 이름 딴 '빌리 킴 홀'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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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복음전도자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를 기리는 기념도서관에 한국의 김장환 목사(88, 극동방송 이사장) 이름을 딴 ‘빌리 킴 홀(Billy Kim Hall)’이 세워졌다. ‘빌리 킴’은 김 목사의 영어 이름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 위치한 빌리 그레이엄 라이브러리에서 13일(현지시각) 빌리 킴 홀 개관식이 열렸다. 빌리 그레이엄 라이브러리는 2007년 개관 이래 170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미국의 기독교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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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킴 홀' 개관식에서 마이크 펜스(왼쪽부터) 전 미국 부통령, 김장환 목사,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가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 극동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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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그레이엄 전도협회 대표인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기념도서관을 확장 리모델링 하면서 도서관과 센터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집회와 세미나 등을 위한 다목적 홀을 신축했다. 이 홀의 이름을 ‘빌리 킴 홀’이라고 지었다”고 설명했다.

김장환 목사와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인연은 각별하다. 1973년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빌리 그레이엄 전도 집회에서 김 목사가 설교 통역을 맡았다. 당시 여의도 광장에는 110만 명의 군중이 모였다. 김 목사의 통역은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메시지와 열정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큰 화제가 됐다. AP통신 보도를 비롯해 집회 실황이 미국 전역에 TV로 방영될 정도였다. 이 집회를 계기로 기독교 신자가 된 한국인만 3만8000여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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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그레이엄 기념도서관 내 '빌리 킴 홀'에 전시된 1973년 여의도 전도대회 사진을 보며 김장환 목사(오른쪽)와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극동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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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개관식에서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인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환영사를 통해 “김장환 목사는 순수 복음만을 전해온 신실한 목회자다. 그를 통해 수많은 영혼이 주님께 돌아오고 있다”며 “1973년 여의도 집회 때 빌리 그레이엄의 통역을 최고로 잘했다. 그때 그레이엄 목사의 설교에 실수가 있었는데, 김장환 목사가 그걸 잡아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김장환 목사의 복음에 대한 열정을 기리고, 그의 발자취를 통해 미래의 복음 전도 사명자들을 계속 양성하기 위해 빌리 킴 홀을 지었다”며 ‘빌리 킴 홀’이라 명명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개관식 축사는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맡았다. 펜스 전 미 부통령은 “김장환 목사는 1973년 여의도 집회뿐만 아니라, 극동방송을 통해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극동지역에 한결같이 복음을 전하고 있는 방송 선교사다”라며 “그의 복음 사역은 주목할 만하며, 후세에 계속 기억되길 바란다. 그 역할을 빌리 킴 홀이 잘 감당해 줄 것을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장환 목사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 부대에서 일하던 하우스 보이였다. 남달리 똘똘하고 성실한 그를 좋게 본 미군 칼 파워스 상사의 도움으로 미국 유학을 떠났다. 파워스 상사는 그가 밥 존스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까지 졸업하도록 경제적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결국 목회자가 된 김 목사는 BWA 침례교세계총회장까지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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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여의도 집회에서 빌리 그레이엄 목사(오른쪽)의 설교를 김장환 목사가 통역하고 있다. 사진 극동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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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열린 빌리 그레이엄 전도 집회에 110만 명의 군중이 모였다. 사진 극동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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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여의도 집회 이후에도 김 목사는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 남다른 우정을 이어갔다. 2018년 미국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장례식에서는 추도사도 맡았다. 김 목사는 추도사에서 “병석에 누운 그레이엄 목사님을 찾았을 때 제 손을 꼭 잡고 ‘한국에서 다시 한번 집회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저는 ‘준비해놓고 있겠습니다. 건강해지면 오세요’라고 답했다. 그게 마지막 만남이었다”고 회고했다.

빌리 킴 홀 개관식 행사에서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ㆍ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테이프 커팅을 한 김 목사는 “하우스 보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다. 앞으로 더 열심히 복음을 전하겠다.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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