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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한화,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 … 조선업 다시 '빅3'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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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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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확정 지었다. 2008년 처음 인수에 나선 지 14년 만이다. 또 대우조선해양이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한 것은 2001년 워크아웃(채무조정)을 졸업한 지 21년 만이다. 한화는 대규모 분식회계가 발생한 2015년 이후 수주·건조 활동이 위축됐던 대우조선해양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한국 조선업계 '빅3'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이번 인수로 한화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주도해온 방산 분야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확립했다. 한화가 세계 선두 방산업체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신주인수계약(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맺은 뒤 3개월여 만이다.

유상증자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의 자회사 3곳(1000억원) 등 한화 계열사 6곳이 참여한다. 유상증자 후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며, 산업은행 지분율은 28.2%로 낮아진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전 세계 조선 산업을 주도해온 한국 조선업체의 경쟁력이 동반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인수대금 2조원은 결국 대우조선해양에 머무르게 되는 자금"이라며 "회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조선업 재편을 계기로 한국 조선업계 고질적 병폐였던 저가 수주 경쟁을 발본색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 10월 "적정가 이상의 수주 관행 정착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시 시장 여건을 고려하고 저가 수주 방지를 위한 관계 부처 공동 연구용역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인건비 후려치기'로 적정 원가 이하로 저가 수주가 맺어지면 정부가 RG 발급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RG는 선박을 제때 건조하지 못하면 은행이 선주에 선수금을 대납하는 지급 보증이다. RG 발급 없이 조선사 수주는 불가능하다.

전직 산업은행 회장은 "산업은행 자금으로 연명해온 대우조선해양이 해외 수주전에서 출혈 경쟁을 벌이는 것에 대해 국내 조선사의 원성이 자자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정권 눈치를 보며 내려 꽂은 임원들이 당장 실적을 위해 헐값 수주를 했고, 이에 따른 손실은 분식회계로 숨긴 게 지난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방식이었다.

이신형 대한조선학회장(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은 "한화로 주인이 바뀌면 조선업계 저가 수주 경쟁은 완화될 것"이라며 "한국 조선업계가 이제 단순히 매출을 올리고 도크를 채우는 데만 머무를 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고급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군함·잠수함 등 특수선(방위 산업) 부문이 대폭 강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부회장은 신재생에너지, 금융 사업과 더불어 방산 부문을 그룹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경쟁력 강화를 주도해왔다.

한국형 구축함, 초계함, 잠수함을 생산하는 대우조선해양은 관련 사업에서 연 5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며 인도네시아, 태국 등으로 수출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중동, 유럽, 아시아 등 양사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한화의 무기체계는 물론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 전투함 수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의 해양 첨단 시스템 역량을 대우조선해양의 선박 건조에 적용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재계에선 한화그룹이 이번 인수로 재계 서열 6위 자리에 올라설지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그룹 자산 규모는 80조3880억원이다. 이번 대우조선해양(11조4150억원) 인수로 사상 처음 자산 90조원을 돌파하며 포스코(96조3490억원) 뒤를 바짝 쫓게 됐다.

한편 최종 인수까지는 방산업체 매매승인, 기업결합 심사 등 국내외 인허가 취득 절차가 남아 있어 약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수현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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