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일대비 0.04% 내린 2,360.02를 나타내고 있다. 원화값은 2.3원 내린 1,305.4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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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 ‘R(Recessionㆍ경기침체)의 공포’가 또다시 엄습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강하게 긴축 의지를 드러내면서다.
경기의 바로미터인 국제유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날보다 1.51% 하락 배럴당 76.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북해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1.21달러로 하루 사이 1.8% 내렸다.
미국 뉴욕증시도 이날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764.13포인트(2.25%) 하락한 3만3202.22로 마감했다. 지난 9월 13일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2.49% 하락한 3895.75로, 나스닥지수는 3.23% 폭락한 1만810.53으로 장을 마감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선 달러당 원화값은 오르락내리락했다.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달러당 15.9원 하락한(환율 상승) 1319원에 개장했다. 장 초반 1320원대까지 밀렸다가 오후 들어 수출 업체의 달러 매도(네고) 물량이 나오면서 하락세는 진정됐다. 이날 원화값은 전날 종가보다 2.3원 내린 달러당 1305.4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04% 하락한 2360.02에 마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이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에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Fed에 이어 유럽 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BOE)은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빅스텝)했다. 인상 속도는 줄었지만 ‘물가가 잡힐 때까지 인상을 멈추지 않겠다’며 ‘매(통화 긴축)의 발톱’을 감추지 않았다. 이들의 통화 긴축 의지는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가 여전히 꾸준한 속도로 인상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아직 갈 길이 좀 남았다”고 발언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미국과 중국의 부진한 소매 판매 성적표도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소매 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변화를 나타내는 것으로 내수 경기의 지표 중 하나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1월 미국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0.3%)를 밑돈 데다 지난해 12월(-2%) 이후 감소 폭이 가장 크다. Fed의 고강도 긴축 여파에 소비 심리도 한풀 꺾인것으로 풀이된다. 미국뿐이 아니다. 중국의 지난달 소매 판매는 1년 전보다 5.9%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상하이가 봉쇄됐던 지난 4월(-11%) 이후 최저다.
미국 월가에선 중앙은행들의 고강도 긴축 여파에 내년 세계 경기는 침체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투자은행(IB) 베어드의 마이클 앤토넬리 전무는 ”시장은 더는 인플레이션을 걱정하지 않는다”며 “지금 시장에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도 이달 초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앞으로 순탄치 않은 시기에 들어설 것”이라며 “내년 미국은 경기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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