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내년 금리 인하 예상 없다"…시장 기대에도 '마이웨이'
"저성장 고통보다 물가 못잡는 실패에서 나올 고통이 더 커"
제롬 파웰 연준 의장 |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에는 보폭을 줄이리라는 것은 사실상 예고된 상태였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 폭이 아닌 내년 통화정책의 향방에 몰렸다.
긴축적인 통화정책에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은 최근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면서 연준의 방향 전환을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연준의 입장은 단호했다.
이날 0.50%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를 4.25∼4.50%로 올린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내년 말 금리 예상치는 5.00~5.25%(중간값 예상치 5.1%)였다.
내년에도 추가로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뒤따를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다.
당장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지는 않더라도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시나리오를 기대했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2023년에 금리를 인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의 설문 결과인 '분기별 경제전망'(SEP)을 언급하면서 "SEP에는 없다"라고 못을 박기도 했다.
물가안정을 경제의 기반이라고 규정한 파월 의장은 "아직도 할 것이 많다"라며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상당 기간 저성장과 실업률 상승 등 경제적 고통이 수반될 수 있다"고도 인정했다.
다만 그는 "가장 극심한 고통은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는 실패에서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가 고통을 줄이고,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연준이 긴축을 완화해야 한다는 시장의 주장을 일축한 셈이다.
이 같은 연준의 강경한 분위기는 물가안정이라는 과제 달성이 예상보다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연준은 내년 물가상승률을 3.1%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9월 연준이 내놓은 2.8%에서 0.3%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맞추지 못하는 만큼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24년의 물가상승률 예측치도 2.5%로 지난 9월 예측치(2.3%)보다 상향조정됐다.
연준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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