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자영업자 500명 대상 조사
10명 중 7명이 올해 실적 줄어…평균 12% ↓
고금리·고물가로 내년 전망도 부정적
“한국 40% 자영업자, 무너지면 경제 휘청”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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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자영업자의 벌이가 작년보다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 4월 거리두기 해제로 일상이 회복되는 듯 했지만 연이은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경기가 더 어려워진 탓이다. 때문에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었다. 한국 경제에서 25%를 차지하는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장기화 할수록 서민경제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자영업자의 매출과 순이익은 평균적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5%, 12.4% 감소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음식, 숙박, 도소매 등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자영업자의 68.6%가 올해 매출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순이익은 69.6%가 줄었다고 답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내년 전망도 어둡게 봤다. 매출과 순익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각각 53.2%, 54.0%의 응답자가 답변한 것이다.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비용 요인으로는 원자재·재료비(22.8%), 인건비(21.5%), 임차료(20.0%), 대출상환 원리금(14.0%)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자영업자의 평균 대출금은 9970만 원으로 1억5000만 원 이상 대출한 경우도 15.8%에 달했다. 평균 대출 이자율은 5.9%로 지난해보다 2%포인트가량 올랐다고 한다. 또 21.0%는 8%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받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진다면 상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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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내년에도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10명 중 6명인 59.2%가 2024년 이후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중에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한 비율은 40.8%다. 전망이 어둡다 보니 자영업자의 39.8%가 앞으로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실적이 계속 악화(26.4%)되고 경기는 불투명(16.1%)한데 재무상태 마저 부담(15.1%)스럽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의 최대 애로사항은 임차료·세금(23.1%)과 대출(21.2%)으로 꼽혔다. 이에 저금리 대출 등 자금지원 확대가 가장 시급한 정부 지원대책이라고 응답했다. 이 밖에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소비 촉진책,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억제 등이 필요 정책으로 제기됐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최소 내년까지는 경제위기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자영업자들이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세밀한 정책적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약 2%)를 밑도는 1%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투자은행(IB)들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말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골드만삭스 등 9개 주요 글로벌 IB가 제시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1%다. 세계 경제성장률이 평균 2.0%일 것으로 전망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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