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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이란 군경, 고의로 여성 시위자 얼굴 · 가슴 · 성기에 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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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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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군경이 고의로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는 여성들의 얼굴과 가슴, 성기 등을 노려 산탄총을 발사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당국의 체포를 피해 이란 전역에서 몰래 부상자를 치료하는 이란 현지 의사와 간호사 등 10여 명은 부상자 중에는 특히 눈에 총을 맞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전했습니다.

인터넷 차단으로 유혈 진압의 실상이 상당 부분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의료진이 제공한 사진은 가까운 거리에서 온몸에 산탄총을 맞은 시위 참가자 등 부상자들의 처참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의료진들은 이란 청년 수백 명이 부상으로 평생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며 유혈 진압의 심각성을 경고했습니다.

중부 이스파한 주의 한 의사는 당국이 여성을 남성과 다르게 겨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성기에 2발의 총상을 입은 20대 초반의 여성 부상자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군경 약 10명이 자신을 둘러싼 채 성기와 허벅지에 총을 쐈다는 한 여성의 진술을 전하며 "허벅지 안쪽에 박힌 10개의 파편은 쉽게 제거했지만, 2발은 요도와 질 사이에 끼어 있어 쉽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의사는 "그녀는 내 딸일 수도 있었다"며 참상을 목격한 뒤 스트레스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다른 일부 의료진은 군경이 강경 진압 시 중요한 장기를 피해 발이나 다리를 사격하는 관행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테헤란의 한 외과 전문의는 시위가 막 시작된 지난 9월 16일 시위 현장을 지나가다가 얼굴에 총을 맞은 25세의 부상자를 치료한 사례를 전했습니다.

그는 "파편이 부상자의 눈과 머리, 얼굴에 박혀 있었다"며 "양쪽 두 눈이 거의 실명해 빛과 밝기만 감지할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시위 현장에서 가까운 거리에서 쏜 총에 맞아 시력을 잃은 수백 명의 부상자 중 하나일 뿐이라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400명이 넘는 이란 안과 전문의들은 마흐무드 자바르반드 이란 안과학회 사무총장에게 강경 진압에 따른 시위대의 실명에 경고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엑스레이(X-ray)상 머리와 얼굴에 18개의 파편이 박힌 20세 남성을 비롯해 시력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잃은 환자 4명을 치료했다는 한 안과 전문의는 "눈은 신체의 가장 민감한 부분인데 남은 평생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너무 화가 나 눈물이 난다"며 "최근 동료 의사들한테 들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시위 현장에서 눈을 다친 사례는 1천 건이 넘는다"라고도 말했습니다.

이란 외교부는 이에 대한 입장에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중순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인다는 복장 규정 위반을 이유로 붙잡힌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에 항의하며 여성 중심으로 시작된 시위가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확대돼 3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UN 인권고등판무관실에 따르면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지금까지 40명 이상의 어린이를 포함해 300명 넘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란 당국은 서방 세력이 이란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기 위해 시위를 조직·조장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UN 인권이사회는 이란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했지만,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권란 기자(ji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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