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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신한지주 차기 회장에 진옥동 내정… 관치 먹구름에 금융권 ‘충격’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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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내정됐다. 3연임이 기정사실화되던 조용병 현 회장은 용퇴를 결정했다. 예상외의 결과가 나오자 금융권 안팎에서 올해 연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줄이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맞는 대대적 금융권 CEO 인사 과정에서 정권의 입김이 미치는 이른바 ‘관치’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세계일보

진옥동 신한은행장. 신한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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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차기 회장에 진옥동 내정… 충격에 휩싸인 금융권

신한금융지주는 8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 회의와 이사회를 잇달아 열고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의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진 행장과 조용병 현 회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3명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 방식의 개인 면접을 진행했다. 이후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 확대 회추위를 열고 비밀투표로 진 행장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행장은 최종 후보로 확정된 후 “믿고 거래해주신 고객들에게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많은 상처를 드렸기 때문에,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시대가 요구하는 내부통제, 소비자 보호 등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내년 3월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선임안이 통과되면, 진 행장은 회장(임기 3년)으로 취임하게 된다.

상고 출신 은행원으로 금융권에 첫발을 디뎠던 진 행장은 4대 금융지주의 수장으로 ‘고졸 신화’를 더욱 화려하게 장식하게 됐다. 진 행장은 2009년 신한은행의 첫 해외법인인 SBJ(Shinhan Bank Japan)은행이 출범하는 데도 주도적 역할을 한 데 이어 이후 일본 현지 소매금융 시장 공략을 통해 SBJ은행을 고속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SBJ은행이 3년 만에 흑자 전환하는 등 경영 실적과 함께 진 행장이 재일교포 주주의 신뢰가 두텁다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행장 재임 기간에도 올 3분기 KB국민은행을 제치고 신한은행을 ‘리딩뱅크’ 지위에 올려놓는 등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성재호 회추위원장(이사 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진 행장이 도덕성, 경영 능력을 갖췄고 미래 불확실성에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앞서 3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되던 조 회장은 이날 개인 면접 과정에서 스스로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본인이 직접 ‘세대 교체’ 등을 강조하며 비밀투표 대상에서 제외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 행장은 조 회장의 사퇴에 대해 “면접에 올라갈 때까지도 (조 회장의) 사퇴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조 회장이 사퇴함에 따라 금융권은 다소 충격적인 분위기에 휩싸였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1982년 신한은행 설립의 주체인 재일동포 그룹(지분율 약 15% 추정) 등이 버티고 있어 5대 금융지주 중 그나마 가장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곳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조 회장의 후보 사퇴와 진 행장의 후보 선임을 두고 정부와의 교감설 등 각종 추측이 쏟아졌다.

다음주 초쯤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 NH농협금융 회장 인사 또한 손병환 회장의 연임 대신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내정으로 기류가 급격히 바뀐 상황이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관련 중징계와 수백억원 규모의 우리은행 횡령 사고 등 악재가 밀려 있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입지도 더 위태로워졌다. 내년 1월2일 임기가 만료되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후임으로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 내년 11월까지 아직 회장 임기에 여유가 있는 KB금융그룹과 올해 3월 회장이 취임한 하나금융그룹 등은 당장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세계일보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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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늘어난 일자리 85만개… 과반이 ‘60세 이상’

지난해 일자리 수가 1년 전보다 85만개 늘면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다만 일자리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였고, 19세 이하와 30대 일자리는 줄어들었다.

통계청이 8일 발표한 ‘2021년 일자리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일자리는 총 2558만개로, 1년 전보다 85만개(3.5%) 증가했다. 이는 2016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의 일자리 수 증가다. 증가율로도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체 일자리 중 지속일자리가 75.6%(1933만개), 퇴직·이직 등으로 근로자가 대체된 일자리가 11.2%(287만개)였다. 기업체 생성 또는 사업 확장으로 생긴 신규 일자리는 13.2%(338만개)를 차지했다. 기업 소멸 등으로 사라진 일자리는 252만개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 일자리가 47만개 늘어 전체 일자리 증가분의 55.3%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증감률도 11.9%로 가장 높다. 이어 50대 23만개(전년 대비 3.8% 증가), 40대 10만개(1.6%), 20대 6만개(1.9%) 등의 순이다. 반면 19세 이하와 30대 일자리는 각각 1만개(-3.7%), 1000개(-0.02%) 감소했다. 19세 이하 일자리의 경우, 저출산의 영향으로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추세인 점과 다른 연령대에 비해 고용 측면에서 취약한 탓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숙박·음식점업 등 일자리 감소에 더 크게 타격을 받은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규모별로는 일자리 증가분의 57.6%가 중소기업 일자리(49만개)였다. 대기업 일자리는 17만개(20%), 비영리기업은 19만개(22.4%) 각각 증가했다. 산업별로 보면 도소매(17만개), 보건·사회복지(15만개) 등에서 일자리가 많이 늘었다.

지난해 전체 일자리 중에서는 제조업 일자리가 498만개(19.5%)로 가장 비중이 컸다. 연령별로는 40대(621만개·24.3%), 50대(609만개·23.8%), 30대(523만개·20.4%) 등의 순이었다. 기업 규모별로 봤을 땐 중소기업이 62.1%(1588만개)를, 대기업이 16.6%(424만개)를 각각 차지했으며 비영리기업 일자리는 21.3%였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금근로 일자리가 81.9%(2095만개), 사업주 등 비임금근로 일자리가 18.1%(463만개)였다. 전년 대비 임금근로와 비임금근로 일자리는 각각 71만개(3.5%), 14만개(3.2%) 증가했다.

전체 일자리의 평균 근속 기간은 5.3년으로, 전년(5.2년)보다 소폭 늘었다. 대기업 일자리의 평균 근속 기간은 7.9년, 중소기업은 3.8년으로 4.1년 차이가 났다. 4.4년이었던 2020년보다는 차이가 줄었는데, 이는 대기업 평균 근속 기간은 같은 반면 중소기업 평균 근속 기간이 전년(3.5년)보다 0.3년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전체 일자리의 평균연령은 46.4세로 2020년(46.0세)보다 0.4세 높아졌다. 대기업 평균연령이 41.8세, 중소기업이 47.3세였다. 남성이 점유한 일자리는 1457만개(57%)로 여성(1100만개·43%)의 1.3배 수준이었다. 전년 대비 증감으로는 여성이 51만개(4.9%), 남성이 34만개(2.4%) 증가해 여성 일자리가 더 많이 늘었다.

세계일보

지난 11월 29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걸린 정기예금 금리 안내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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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에 한 달 새 27.7조원 몰려

금리 고공행진이 장기화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는 잦아든 반면, 기업대출이 확대되는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5% 안팎까지 오르면서 지난달 은행권 정기예금에 27조원 넘는 시중 자금이 몰렸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258조6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6조5000억원 늘었다. 특히 정기예금이 27조7000억원 급증했다.

황영웅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은행의 자금 유치 노력, 수신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기업의 자금 유입 등으로 높은 증가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시입출식예금에서는 19조6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정기예금 등 저축성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가계 자금을 중심으로 유출이 확대됐다.

자산운용사의 수신도 11월 한 달간 8조9000억원 늘었다. 은행의 단기자금 유입 등으로 머니마켓펀드(MMF)가 6조3000억원 증가했고 주식형펀드(+2조원)와 기타 펀드(+4조1000억원)도 늘었다. 반면, 채권형펀드에서는 3조원이 빠져나갔다.

여신(대출) 쪽에서는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1057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원 줄었다. 11월 기준으로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 속보치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95조8000억원)은 한 달 사이 1조원 늘었다. 집단대출과 개별 주담대 취급분이 늘었으나, 전세자금대출이 1조원 줄어들면서 증가 폭이 축소됐다. 전세대출이 감소한 것은 201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추명삼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전세 거래가 둔화하면서 관련 자금 수요가 일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앞으로 신학기 전세 수요 등이 다시 살아날지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11개월째 늘었다. 은행의 기업 원화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179조7000억원으로 한 달 새 10조5000억원 불었다. 증가 폭은 11월 기준으로 2009년 6월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컸다. 부문별로는 대기업대출이 6조5000억원, 중소기업대출이 4조원(개인사업자 3000억원 포함) 늘었다.

당분간 5% 수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한은은 금리 인상 기조를 당분간 이어갈 방침이다. 한은은 이날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져도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향후 자금시장과 채권시장은 시장 안정 대책의 효과가 가시화하면서 기능을 점차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리스크(위험) 요인들이 남아 있는 만큼 시장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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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 2년2개월 만에 상장 폐지

게임개발업체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WEMIX)’가 2년2개월 만에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사라졌다.

위믹스는 8일 오후 3시를 기해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서 거래지원이 종료(상장폐지)됐다. 위믹스는 2020년 10월28일 가상자산거래소 중 빗썸에 가장 먼저 상장된 후 업비트 등 다른 거래소에서도 거래가 이뤄져왔다.

위믹스가 2년2개월 만에 ‘상장폐지’라는 운명을 맞게 된 것은 지난달 24일 국내 주요 5대 가상자산거래소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가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하면서다. 이날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한 거래소 4곳 모두 닥사 구성원이다. 고팍스도 닥사 구성원이지만 애초 위믹스 상장을 하지 않았다. 닥사는 위메이드 측이 당초 제시한 유통계획보다 더 많은 위믹스를 발행한 점 등을 이유로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위메이드가 이에 반발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전날 이를 기각했다.

거래지원은 종료됐지만 거래소별로 출금지원은 이뤄진다. 위믹스 투자자들은 이 기간 내에 각 거래소에서 위믹스를 꺼내 외부 개인 지갑이나 위믹스가 상장된 다른 거래소로 옮길 수 있다. 위믹스는 현재 게이트아이오와 쿠코인 등 해외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 아울러 이날 위믹스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인 지닥(GDAC)에도 상장했다.

지난해 최고가 기준 2만8000원대까지 거래됐던 위믹스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업비트에서 209원, 빗썸에서 30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아울러 위믹스를 발행하는 위메이드는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0.29% 빠지며 3만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12월29일의 최고점 18만9200원에서 84.1%가 하락한 수치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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