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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아이 눈 커지고 눈썹 올라가면 “놀고 싶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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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

부모가 못 알아채면 빤히 쳐다보기도

불편하거나 휴식 원할 땐 하품·딸꾹질

만 3세 이전엔 심하게 훈육하지 말고

침묵하거나 단호하게 “안 된다”해야

아기의 성격이 온순하고 감정 표현을 잘하면 부모 입장에서 육아가 훨씬 쉬워진다. 반대로 아이의 타고난 기질이 쉽게 화를 내거나 심하게 떼쓰면 부모가 훨씬 힘들다. 표정 변화가 없어서 도통 마음을 읽어내기 어려운 아이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까다로운 아이와 충돌을 줄이면서 잘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까다로운 아이, 수월한 아이

예민해서 툭하면 우는 아이가 많다. 계속 고집을 부리고 떼를 심하게 쓰는 아이도 아주 흔하다. 갑자기 자지러지게 울면서 부모 혼을 쏙 빼놓는 경우다. 잘 놀다가도 뜻대로 되지 않으면 몸부림치고 머리를 바닥에 박기까지 한다. 물건을 던지면서 부모를 해하려는 듯한 행동도 한다. 이런 모습에서 부모는 상처를 받기도 한다. 반면, 무뚝뚝한 아이도 참 어렵다. 잘 웃지 않고 표정이 없는 아이는 부모를 지치고 헷갈리게 한다.

조선일보

부모 입장에서는 불안하고 짜증이 솟구칠 수 있다. 그러다 아이한테 소리를 지르는 등 심하게 하고 나면 자괴감과 미안한 마음이 더해져 아이에게 끌려 다닐 수도 있다. 하지만 만 3세 이전에 지나친 과잉보호나 심한 훈육은 아이 뇌의 통합 발달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간혹 뇌 발달의 미성숙으로 언어 이해력이 지연되거나, 신체 운동성이 떨어져서 아이가 이런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개는 정상 범위다. 양육 환경에 큰 이상이 없다면 아이의 타고난 기질이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까탈스러운 기질의 아이들은 기어가기 시작하는 생후 8개월쯤부터 악을 쓰고 울면서 매달리는 경우가 흔해진다. 여러 이유로 울겠지만, 단순히 심심해서 울기도 한다. 이럴 때 밖으로 데리고 나가거나 다른 공간으로 옮겨서 기분 전환을 시켜주면 그칠 수도 있다. 10개월 아이가 갑자기 ‘아!’ ‘어!’ 하고 높은 소리를 내지른다면 그건 자신을 표현해 나가는 과정이다. 그 뜻을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아, 그랬구나” 정도로 반응하고 넘어가면 되겠다. 어떤 아이는 자기 머리를 잡아당기거나 양손으로 자기 얼굴을 때린다. 뭔가 원하는 게 해결이 안 돼서일 텐데, 이때 야단치거나 하면 잘못된 행동이 더 심해진다. 잠시 못 본 척하면서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행동을 고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그래도 계속된다면, 다른 장소로 옮겨서 상황을 전환해 본다. 책만 보면 찢는 아이는 아직 책의 읽는 기능이나 읽어주는 부모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 수 있으므로 대신 장난감을 쥐어 주자.

평소 아이는 자신의 심리를 부모에게 알리기 위해 다양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 부모가 잘 알아채지 못하면 한층 강도를 높이다가 결국 떼를 쓸 수도 있다. 예컨대 아기 눈이 커지거나 얼굴이 밝아지고, 눈썹이 올라갔다면 부모와 노는 등 상호작용을 하고 싶다는 뜻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부모가 못 알아채면 아이는 빤히 쳐다보고, 젖꼭지 빠는 소리를 내고, 팔을 앞으로 내밀면서 한층 강한 표시를 하다가 이내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반대로 불편하거나 휴식이 필요하다는 마음도 여러 가지로 표현한다. 하품하고 딸꾹질하고, 입을 악물고, 얼굴을 삐죽이며 찡그리다가 그래도 안 되면 발차기를 하고, 팔을 허우적거리고, 고개를 옆으로 떨어뜨리고, 등을 젖히고, 부모를 밀쳐내기도 한다.

◇잠시 침묵, 거리 두기

조선일보

김수연 아기발달연구소장


아이가 심한 행동을 하더라도 쩔쩔매면서 과도하게 달래거나 크게 야단치면 안 된다. 미리 준비된 침착하고 단호한 태도로 “안 된다”고 확실하게 알려준다.

이때 말투는 천천히 또박또박하게 하고, 말수는 늘리기보다는 짧고 간결하게 줄인다. 표정도 다소 엄하게 바꾼다. 고개를 저을 수 있지만, 아이를 자극할 만한 지나친 몸짓은 취하지 않는다. 때로 잠시 침묵하거나 거리를 두는 것도 부모의 의도를 표현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장난감 등으로 아이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경직되거나 엄한 모습을 계속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 평소에 수월하고 다정한 모습으로 아기가 점차 따라오게 하면 좋겠다. 부모가 아기에게 다가갈 때는 팔을 활짝 벌리고 상체를 앞으로 내밀어 환영의 표시를 한다. 밝은 표정과 높은 목소리 톤으로 즐거운 감정을 보여준다. 적극적으로 눈맞춤을 시도한다. 수시로 “잘하고 있어요” “괜찮아요” 등 아이를 안심시키고 확신을 주는 말을 건네준다.

[김수연 아기발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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