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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기업들 ‘원팀 플레이’로 미래 탄소시장 선점을 [기고/방윤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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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


한국 탄소산업 시장의 퀀텀 점프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국내 탄소산업은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로 세계에서 4번째로 탄소섬유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최근 고성능 탄소섬유 생산기술을 확보해 세계 3위의 기술력도 선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10년간의 꾸준한 노력으로 탄소 소재 분야 통산 5억 달러가량의 무역수지 개선과 함께 수출 실적도 3.2배 증가했다.

글로벌 탄소복합재 시장 규모는 현재 24조6000억 원에서 2030년까지 101조7000억 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급변하는 세계 시장에 대응하고 시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지금부터 산업 혁신의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6일 발표된 정부의 우주항공방산 분야 탄소복합재 육성 전략은 매우 의미가 깊다. 2016년 탄소소재법 제정, 2021년 탄소산업 육성 전략 발표에 이어 2년여 만에 우주항공 방산 분야에서 새로운 전략 프레임이 도출된 것이다. 이는 탄소산업이 첨단기술 선도국으로의 도약을 강력하게 견인해 줄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한 결과인 셈이다.

정부안은 국내 탄소복합재 기술의 품질 신뢰성을 확보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나가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우주항공 및 방산 분야에서의 탄소복합재 적용 확대를 위해 1000억 원 규모의 우주항공 분야 3대 실증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내수 시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한국판 탄소복합재 랩팩토리를 구축해 중소벤처기업의 시제품 생산 및 연구개발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는 등 국내 탄소 기업의 경쟁력 향상 의지가 반영돼 있다.

2021년 기준 탄소복합재 시장의 43.6%를 우주항공·방산 분야가 차지한 가운데 2030년까지 56%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우주항공·방산 분야는 국내 기술력이 미치지 못하는 고성능 탄소복합재가 다수 적용되는 시장이기도 하다. 정부의 기술개발 투자뿐만 아니라 민간의 적극적인 연대와 협력을 기반으로 한 기술 및 산업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이번에 발표된 정부안은 국내 우주항공·방산 기업에는 새로운 트렉 레코드를 만들어주는 기회의 장이다.

이제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개발 투자와 자립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원팀 파트너십을 만들 차례다. 글로벌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가능한 국산 탄소복합재 적용 확대를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하나 된 노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일본의 경우 탄소소재 기업인 T사, 부품 구조물 기업인 K사, 항공 수요 고객인 A사 등 밸류체인 내에 있는 일본 기업들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보잉787 항공기 개발 시작 단계부터 함께 참여해 장기간 경쟁사 제품의 진입이 어려운 시장을 만들었다. 원팀 플레이의 멋진 사례인 점을 잊지 말자.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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