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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올겨울 100만명 죽을 수도"... 중국, 봉쇄 해제하고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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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세계 경제 회복 발판 마련... 환영"
의학계 "바이러스보다 대중 혼란이 걱정"
한국일보

7일(현지시간) 중국 남부 광둥성 광저우의 한 지하철역에서 직원이 플랫폼 입장 때 이용하는 코로나19 코드가 적힌 포스터를 제거하고 있다. 광저우=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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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위드 코로나' 전환에 모두가 활짝 웃고 있는 건 아니다. 중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들은 경제 회복을 기대하며 들떠 있지만, 의료계의 표정은 굳어 있다. 이렇다할 준비도 없이 갑자기 방역을 풀면서 대규모의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하다.

올해 실패한 5% 경제성장, 내년 재도전


경제 분야엔 장밋빛 희망이 감돌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상하이 봉쇄' 여파로 바닥을 쳤던 경기가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약 5%로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올해 '5.5% 안팎 성장'이라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3분기 성장률이 3%에 그쳤다.

애플, 나이키 등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으로 구성된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는 8일(현지시간) "공장 폐쇄나 물류 지연 등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점에서 중국의 조치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경제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는 주요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외르그 부트케 주중국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회장도 "중국의 정상화를 환영한다"고 했다.

"올겨울 사망자 100만명 육박할 수도"


의료계에선 우려가 쏟아졌다. 중국은 효과가 떨어지는 중국 백신 접종만 허용하고 있고, 인구가 14억 명에 달하는 데다 대도시의 인구 밀집도가 높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불이 붙으면 방역 당국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뜻이다.

바이러스 전문의인 진둥옌 홍콩대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이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그림이 불명확하다"며 "중국인들이 대혼돈에 빠질 수 있으며, 이는 바이러스 자체보다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인들이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을 경험해 보지 못한 만큼, 봉쇄 해제 이후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아시아 거시경제 컨설팅업체인 '위그램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모델 분석을 인용해 "이번 겨울을 지나며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중국의 사망자가 100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내놨다. 윌리엄 샤프너 미 밴더빌트대 감염병 담당 교수는 미국 CNN방송에 "중국은 감염자, 사망자의 증가와 의료 시스템에 쏠리는 하중 등으로 고통의 시간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억 명의 인구가 이동하는 내년 1월 춘제(중국의 설)가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 3년간 고수한 제로 코로나의 성과를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국가적 투쟁 결과 중국은 감염 사망자가 가장 적은 국가였다"고 자찬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치적으로 포장한 제로 코로나가 실패해서 방역 정책을 전환한 게 아니라는 의미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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