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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중국發 경제회복 기대 크지만 '새 변이' 등장 우려 커진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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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중국 정부가 3년간 유지해온 ‘제로코로나’ 정책을 내려놓으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에 따른 대규모 감염 사태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중국발(發) 코로나 재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 中 방역 완화에 내년 중국 경제 나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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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 방역 정책 완화를 발표한 중국 정부는 내부적으로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약 5%로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5.5%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 조치 등으로 경제 타격을 입은 현 시점에서 블룸버그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3.2%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소식통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높게 잡아 지방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에서 경기 부양으로 업무의 초점을 바꾸도록 하려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날 중국 정부는 고위험지역이더라도 봉쇄 조치를 건물별, 단위별, 층별, 세대별로 구분하고 임의확대 하지 않기로 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 원칙도 폐기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무증상자 또는 경증 환자는 자가 격리도 할 수 있도록 풀었다. 경제 악화 상황이 심상치 않은 데다, 지난달 말부터 고강도 방역 통제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가 이어지자 결국 방역 정책을 대대적으로 완화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코로나19 규제 완화로 경제 활동이 정상화하면 내수 회복 등으로 세계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 재확산 계기 될 수도
하지만 중국의 방역 장벽 해제가 코로나 재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책임자였던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겸 백악관 대통령 의료 고문은 이날 한 외신이 주최한 행사를 통해 "만약 그들이 사전 백신 접종 캠페인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방역 정책을 완화한다면 분명 감염 확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절한 준비 없이 무작정 방역 정책에서 후퇴하면 국가 보건 시스템에 압박을 가하고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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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박사는 이로 인해 중국에서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이 일어나면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가 발생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봤다. 그는 "바이러스의 전파가 대대적으로 일어날 때마다 변형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면서 "바이러스가 변형을 하면 이는 결국 새로운 변이를 만들게 되고 나머지 전 세계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파우치 박사는 이번 봉쇄 완화로 3차 백신 접종을 맞지 못한 중국의 노인들이 연쇄 감염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봤다. 60세 이상 노인은 8500만명 정도다. 이를 막기 위해 중국이 서방 국가에서 mRNA 백신을 수입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방의 의학 전문가들도 파우치 박사와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시아 거시경제 컨설팅업체 ‘위그램 캐피털 어드바이저’는 모델 분석을 통해 올해 겨울 중국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사망자가 10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미국 예일대 공중보건대의 시 첸 부교수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위기가 어렴풋이 다가오고 있다. 타이밍이 아주 나쁘다"면서 겨울에 방역 조치를 해제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윌리엄 샤프너 미 밴더빌트대 감염병 담당 교수는 "중국은 이제 심각한 질병과 사망, 의료시스템 관련 압박으로 인한 고통의 시간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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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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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문가들도 전 인구의 80~90%가 결국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펑지지안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전 부국장은 지난 6일 칭화대 온라인 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어떻게 조정이 되든 관계없이 우리 대부분은 한번 감염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분석해온 스크립스연구소의 에릭 토폴 설립자 겸 소장은 파우치 박사의 발언과 관련해 중국의 통제되지 않은 감염 확산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확률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그런데 중국이 지금처럼 자국 백신만 고집해 서방이 개발한 효과 높은 백신을 외면할 경우 사망자 수는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중국 방역 정책의 불확실성을 리스크로 꼽는 의견도 나온다. 재확산이 이뤄지면 다시 방역 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는 측면의 의견이다. 진동얀 홍콩대 바이러스학과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제로코로나 정책을 포기했지만, 다음에 무엇을 할지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대중의 혼란은 중요한 문제다. 바이러스 자체보다 더 나쁘다"면서 국경을 언제 재개방할지, 이후 재확산에 어떻게 대비할지 등 각종 이슈에 대해 대중과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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