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장성 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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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3일 당권 주자들에 대해 “당원 성에 차지 않는다”는 발언이 ‘한동훈 차출설’로 번지자 대통령실은 발칵 뒤집혔다고 한다.
앞서 윤 대통령과 주 원내대표의 두 차례 만남이 알려져 해당 발언에 ‘윤심’이 실렸다는 해석이 나왔고, 윤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관여하는 것처럼 비쳤기 때문이다. 지난 6일 ‘한동훈 차출설’에 대해 “아직 법무부 장관으로서 할 일이 많다”는 윤 대통령의 언급이 이례적으로 공개돼서야 논란은 겨우 잦아드는 모양새다.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40%에 근접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당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특히 전당대회와 관련해선 예민한 반응이다. ‘한동훈 차출설’에 명확한 선을 그은 게 대표적 사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예산과 입법 모두 제대로 된 진척이 없고, 경제는 위기 상황”이라며 “아직 날짜도 정해지지 않은 전당 대회에 윤심 논란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7일 친윤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공부 모임 '국민공감' 첫 모임에서 권성동 의원(왼쪽)과 장제원 의원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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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대통령실의 거리 두기에 대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어지는 당내 갈등에 대한 우려와 부담감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친윤계 공부모임 ‘국민공감’에 71명의 의원이 참석하며 단일대오의 모습을 보이는 듯 했지만, 내부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공감’ 출범식 뒤 기자들을 만나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심판을 보시는 분이 기준을 만드는 건 부적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위원장이 지난 5일 “미래세대의 새로운 물결에 공감하는 차기 지도부가 탄생하기를 바란다”며 ‘한동훈 차출설’에 힘을 보탠 걸 비판한 것이다. 이에 정 위원장은 이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방문 뒤 기자들에게 “심판이기에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두 의원은 대표적 친윤계로 분류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대통령의 지지세가 회복되며 윤심을 둘러싼 당내 갈등도 같이 커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7월 14일 새누리당 대표로 선출된 김무성 당시 신임 당대표가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중앙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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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김무성 트라우마’도 거론
여권 일각에선 2014년 전당대회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하려다 정치적 타격을 받은 과거를 언급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전당대회 당일 직접 연설까지 했지만, 결과는 비박계로 분류된 김무성 의원의 승리였다.
당시 김 의원의 참모였던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저서 『보수의 민낯』에 “당선된 김 대표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며 항의성 말을 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여권 관계자는 “당대표 선거도 민심과 바람을 탈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실이 조심하는 것도, 과거의 실패를 무시할 수 만은 없기 때문 아니겠냐”고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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