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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시진핑, 52분간 장쩌민 추모사 “서방 제재에도 흔들림 없이 체제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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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추도대회 하루 전인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군병원에 안치된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시신을 조문하고 있다./CC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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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오전 고(故) 장쩌민 전 주석의 국장(國葬) 격인 추도대회에서 “20세기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 국내외에서 엄중한 정치 풍파가 일어나고, 세계 사회주의는 심각한 굴곡을 겪었으며, 서방 국가들은 중국에 소위 ‘제재’를 가했다”면서 “장쩌민 동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경제 건설이란 중심을 견지하고, 선명하게 4가지 기본원칙(공산당 일당 통치 등 체제 유지 원칙)을 고수했다”고 했다.

최고 지도자의 장례에서 시 주석의 이같은 발언은 미중 경쟁, 대규모 시위 등으로 곤란을 겪는 상황에서 국내외에 전하는 메시지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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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10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추도대회./CC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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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추도대회는 오전 10시(한국 시각 11시)부터 한 시간 동안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엄수됐다. 현장에는 약 1만명의 당, 정, 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도대회 시작과 함께 14억 중국인이 3분간 묵념했고, 전국에서 경적과 방공 경보가 울렸다. 중국 내 주식과 선물, 외환 등 모든 금융 거래 또한 3분간 일시 중단됐다. 중국 전역과 해외의 중국 대사관·영사관 등 재외공관은 조기를 게양했다. 추도대회는 국영 CCTV가 생중계했고, 중국 주요 동영상·뉴스 사이트는 추도대회 관련 영상을 메인 화면에 걸었다.

공공 오락 활동은 이날 금지됐다. 유니버설 베이징 리조트는 하루 폐쇄됐고, 텐센트·미호요 등 중국 주요 게임 업체들은 이날 0시부터 24시간 동안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 농구연맹은 예정됐던 경기를 연기했다. 전날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공원에서 엄수된 장 전 주석의 화장식에는 시 주석을 포함한 최고지도부 인사들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등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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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추도대회에 1만명의 당, 정, 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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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의 추모사는 이날 오전 10시 4분부터 10시 56분까지 약 52분 동안 이어졌다. 시 주석은 장 전 주석을 ‘위대한 인물’이라고 지칭하며 “중국 사회주의 대업을 이뤄낸 뛰어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장 전 주석의 어린시절부터 정계에 발을 들인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하면서 그의 정치, 경제 공헌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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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베이징 군병원에 안치된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시신이 중국 공산당 당기로 덮여있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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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대회 이후 중국 내 ‘백지 시위’가 다시 확산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정부가 방역 완화 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며 ‘위드코로나’ 전환을 시도하고, 장 전 주석 추모 분위기를 대대적으로 조성하면서 시위가 소강 상태에 접어든 상황이다. 중국 각지에서는 조직적인 시위 대신 방역 관리자와 시민 간 충돌이 주로 일어나고 있고, 반정부 구호도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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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추도대회가 열린 6일, 장 전 주석이 상하이에서 머물렀던 주택 앞에서 시민들이 묵념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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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 원칙을 밝힌 것도 시위대가 위축된 원인으로 꼽힌다. 포린폴리시(FP)는 “만일 시위가 이어진다면 중국 당국은 준군사조직인 무장 경찰을 투입해 강력한 무력 진압을 벌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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