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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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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드론, 국경 700㎞ 넘었다… 모스크바 코앞 공군기지 2곳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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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격기 기지와 모스크바 160㎞ 밖 군사기지...”확전 의지” 과시</br>미국은 우크라 제공하는 첨단 다연장 로켓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못하게 수정

조선일보

4일 막사테크놀로지가 촬영한 러시아 사라토프 엥겔스 공군기지 위성사진. 전투기들 사이에 드론공격 흔적이 보인다./ Maxar Technologies/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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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군의 드론(무인공격기) 2대가 러시아 깊숙이 위치한 러시아군 공군기지 두 곳을 공격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5일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공격에 대한 언급을 피했으나, 익명의 우크라이나군 고위 관리가 이를 시인했다고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이 공격한 러시아군 기지들은 국경에서 480~720㎞ 내부로 들어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중 라쟌 시에 위치한 댜길레보 군사기지는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남동쪽으로 불과 160㎞ 떨어진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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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의 드론 2대가 공격한 러시아 남부의 랴잔 기지와 엥겔스 공군기지의 위치. 엥겔스 기지는 전략 핵폭기들이 배치된 곳이고, 랴잔 기지는 수도 모스크바에서 불과 160km 떨어진 곳에 있다.


또 다른 한 곳인 러시아 남부의 볼가강 인근 사라토프 주의 엥겔스 공군기지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Tu-160, Tu-95 등의 장거리 폭격기들이 배치된 ‘전략적 허브(hub)’ 중 한 곳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곳의 장거리 폭격기들에서 발사된 크루즈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의 발전소와 수도 시설 등 사회기반시설을 파괴한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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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이 공격한 러시아의 댜길레보 기지 입구에 Tu-16 전투기 기념물이 세워져 있다. 이날 공격으로, 기지의 연료탱크가 폭발하면서 3명의 러시아 군인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TASS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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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 드론 공격으로 전쟁을 러시아의 심장부로 끌고 가 확전하려는 의지가 있음을 새롭게 보여주고, 자국이 이러한 장거리 공격 능력이 있음을 처음으로 과시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한 드론들이 소련 시절에 제작된 제트 드론이며, 이번 공격으로 3명의 러시아 군인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의 한 고위 관리는 뉴욕타임스에 “드론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발사됐고, 최소한 한 대는 타깃에 명중하도록 현지에서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원의 안내 정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인 미카일로 포돌야크는 트위터에 “갈릴레오가 발견했듯이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어떤 것이 다른 나라(우크라이나)의 영공으로 발사되면, 결국 모르는 비행 물체가 그 출발점(러시아)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미국, ‘장거리 미사일’ 발사 못하게 ‘하이마스’ 발사대 ‘수정’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 이번 공격이 서방 무기의 지원으로 이뤄졌다는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6월 우크라이나에 20대의 하이마스(HIMARS·고기동 대구경 다연장 로켓시스템)를 제공했다. 이 로켓발사시스템은 사거리가 300㎞가 넘는 미 육군의 전술용 지대지 미사일인 ATACMS를 발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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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미 해병대원들이 미일 합동 군사연습인 '킨 소어드(Keen Sword) 23'가 벌어진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섬에서 하이마스(HIMARS)를 시현하고 있다./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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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WSJ는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가 하이마스로 러시아 깊숙이 공격해 전쟁이 확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하이마스에서 ATACMS나 다른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못하도록 ‘변경’을 했다”고 특종 보도했다. 미국은 ATACMS도 우크라이나에 공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제3의 루트로 ATACMS를 획득하거나 다른 종류의 장거리 미사일을 변형해 발사할 수 없도록 하이마스 자체에 ‘안전 장치’를 한 것이다.

미국은 이밖에 우크라이나 영토 내의 러시아군 무기고와 군수기지, 지휘본부를 공격할 수 있도록, 사거리 80㎞의 위성 유도 로켓시스템인 GMLRS도 공급한다.

[이철민 국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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