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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유튜버 소속사’ 성장통 겪나…빅3 샌드박스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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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국내 대표 MCN 으로 불리는 샌드박스네트워크가 지난달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사진은 샌드박스네트워크의 사무실 . [사진 샌드박스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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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MCN(Multi Channel Network·다중채널네트워크) 회사인 샌드박스네트워크(샌드박스)가 이달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MCN 산업의 미래 성장성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MCN은 유튜브 성장을 타고 떠오른 산업 분야. 크리에이터의 업무를 체계적으로 관리·지원해주는 일종의 ‘유튜버 소속사’다. 국내에서는 다이아TV·샌드박스·트레져헌터가 ‘빅3’로 통한다. 특히 2015년 설립된 샌드박스는 게임 유튜버 ‘도티’와 구글 출신 이필성 대표가 공동창업해 유명세를 탔다. 곽튜브·침착맨 등 인기 유튜버들도 소속돼 인지도가 높다. 이런 샌드박스가 사업조직을 개편하고 권고사직에 나선 것이다.

샌드박스는 2019년 608억원, 2020년 899억원, 2021년 11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외형적으론 꾸준히 성장했지만, 영업손실을 메꾸지 못했다. 2020년 72억원 수준이던 적자는 지난해 121억원으로 늘었다. 적자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샌드박스 관계자는 “유동성이 풍부했던 자본시장을 낙관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샌드박스는 지난 3월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에 대대적인 채용 광고를 내며 사람을 뽑았다. 그러고선 8개월 만에 인력 감축에 나선 셈이 됐다. 내부에선 방만 경영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유명 크리에이터를 앞다퉈 영입하기 위한 출혈 경쟁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선 MCN의 성장에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샌드박스만 적자를 내는 게 아니라, 업계 전반적으로 매출이 시원치 않아서다. 트레져헌터 역시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경기 침체로 스타트업 투자가 얼어붙은 ‘돈맥경화’도 문제지만, 현재의 사업모델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MCN의 가장 큰 수익은 광고다. 유튜브의 경우 구글 광고 중개 서비스 ‘애드센스(Adsense)’에서 이익을 얻는데, 이 가운데 45%는 구글이 갖고 55%는 크리에이터의 몫이다. MCN은 통상적으로 크리에이터 수익의 20%를 배분받는다. 『2023 콘텐츠가 전부다』의 저자 김봉제 작가는 “크리에이터에 가는 돈은 많고 제작·기획·관리에 필요한 인력이 많다 보니 고정비가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라고 짚었다.

국내보다 MCN 산업이 먼저 발달했던 북미·유럽에선 문 닫은 곳들도 적지 않다. 광고 매출에 의존했던 글로벌 MCN 디파이미디어는 수익성 악화로 2018년 폐업했다. 미국 최대 MCN 메이커스튜디오는 2014년 디즈니에 5000만달러에 인수됐지만 2019년 문을 닫았다. 이에 대해 샌드박스 관계자는 “초기 MCN 시장과 현재를 단순 비교할 수 없다. 지금은 광고 시장의 중심이 유튜브로 완전히 옮겨 왔다”면서 “브랜드 광고를 유치해 영상을 통해 내보내는 광고 사업의 수익성은 문제없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는 ‘좀비트립’ 같은 제작 기반 콘텐트 IP 생산에 더 집중하고, 메가 IP를 활용한 IP 비즈니스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트레져헌터도 버추얼 크리에이터를 통한 광고를 비롯해 메타버스·NFT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노가영 콘텐트미디어산업 전문가는 “어떤 산업이든 산업화가 되면 ‘중간거래상’ 역할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IP로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인경 기자 kim.ink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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