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 8일째인 1일 오후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앞에서 화물연대 총력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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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 파업이 1주일 넘게 이어지면서 철강업계 등 제조업체 사업장 곳곳의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를 해결해야할 정부는 화물연대와의 대화는 외면한 채 강경한 태도로만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북 포항시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지역에서의 누적 피해액이 1300억원에 이른다”고 1일 밝혔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화물연대 총파업 이후 하루 7000~8000t의 제품 출하가 불가능한 상태이며,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하루 평균 1만t의 출하가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대제철 당진·인천·포항·순천·울산 등 5개 사업장은 철강 5만t 전량이,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철강 13만여t이 적체돼 공간이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조만간 제품을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뾰족한 대책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국 콘크리트 업계는 원자재 반입이 불가해지면서 상당수가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경기도 내 시멘트 가공업체 80여곳 중 50여 곳은 이미 문을 닫았다. 나머지 30여곳은 일부 물류가 재개되면서 공장을 가동하곤 있지만, 생산량은 평소의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광주·전남의 시멘트 가공업체 39곳 역시 대부분 공장 가동을 멈췄다.
1일 오후 인천시 중구 삼표시멘트 인천사업소 앞에 화물연대 노조원 차량들이 정차돼 있다. 이 업체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수송이 끊기면서 시멘트 제품 제조·포장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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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업계는 파업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경기도 콘크리트 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이날부터 운송이 일부 재개되면서 조금씩 생산하곤 있지만,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이 사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전까지 어려움은 계속될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도 비상이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컨테이너 반출량이 평소 대비 40% 정도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재 비조합원들을 위주로 반출을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타이어를 적재할 수 있는 컨테이너 자체가 부족해져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은 이날부터 타이어 생산량 30% 가량을 줄이기로 했다. 광주공장은 하루 생산량을 3만3000본에서 2만본으로, 곡성공장은 3만2000본에서 2만7000본으로 각각 줄인다. 파업 여파로 제품 출하가 어려운 데다 야적에도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제품 출하와 원자재 반입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번 주말쯤 공장 가동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도 피해가 점차 커지고 있다. 파업 여파로 석유 공급이 끊긴 주유소가 증가하고 있고, 정유사인 GS칼텍스의 운송 차질도 계속되고 있다. 석유 출하장마다 화물연대 차들이 가로막고 있어 석유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전남 소재 저유소 대부분도 파업 전보다 출하량이 대폭 줄었다.
노동·시민사회단체 등은 정부가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근본적인 해법은 내놓지 않고 되레 사회적 갈등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이날 통화에서 “안전 등 생존권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정부가 대화가 아닌 업무개시명령이란 카드를 꺼내들면서 파업의 출구를 찾기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의 대응을 보면 진정 국민을 대표하는 정부인가라는 근본적 의심마저 들게 한다”며 “조합원과 비조합원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어떻게 하면 협상을 통해서 잘 해결할 것인지 노동자의 요구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이날 성명을 내고 “화물노동자들의 도로 위 안전은 국민 안전과도 직결된 것인데 정부는 기본권 외면을 넘어 업무개시명령 등 강경일변도로 대처하고 있다”며 “정부의 대응을 규탄하는 한편 화물연대 총파업을 끝까지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적용 차종·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지난달 24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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