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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안전운임제' 논의기구 만들어 강대강 대립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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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 인터뷰]

“정부·화물연대 모두 물러설 곳 없어"

“제도 개선할 한시적 논의기구 필요”

“화물연대, 조합원 피해 최소화해야"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경제적 피해가 커지고 있는 화물연대의 파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전운임제와 관련된 별도의 범정부적 논의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화물연대도 정부와 극한의 대립을 바라지 않기에 논의기구가 만들어진다면 조합원의 피해를 최소화하려 파업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데일리

한국노동연구원장을 지낸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는 30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화물연대 파업이 타협을 위해서는 별도의 논의기구를 만들어 계속 논의하는 방향으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교섭을 해줄 만한 마땅한 창구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화물연대가 파업을 한다고 해서 안전운임제의 일몰 폐지나 품목 확대를 결정할 리 없다고 본다”며 “또 화물연대도 업무개시명령을 겁내서 돌아오리라고 기대하는 것도 이제까지의 역사와 행태를 보건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화물차 업계의 최저임금으로 불리는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기사들의 과로와 과속, 과적을 방지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최소 적정 운송료를 보장 제도다. 2020년 도입된 이 제도는 3년 시행 이후 폐지하는 일몰제로 시작됐다.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올해 말 종료된다. 현재 법 적용 대상은 수출입 컨테이너와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에 한정됐다. 화물연대는 일몰제를 폐지하고 법 적용 대상 품목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 교수는 “안전운임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제도로, 연장을 제안한 3년 후에도 폐기하기 어려운 불완전한 제도”라며 “현재 정부에게 남은 방법은 업무개시명령을 국토부가 일일이 집행해서 개별 차주를 운전대에 앉히는 방법이지만, 쉽지도 않고 시간도 오래 걸려 큰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빠른 시간 내 해결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논의기구를 만드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면서 “국토부가 화물연대에 안전운임제 관련 TF 구성을 제안했다고 하지만, 양자 TF만으로는 화주와 운송사업자, 차주 등 많은 관계자가 얽혀 있는 상황에 대한 원만한 해법을 도출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같은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할 수 있는 기구에 3~6개월가량의 한시적인 대화 테이블을 만들고 관계자부터 전문가, 공익위원 등이 들어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공론화, 국민적 동의 과정을 거쳐서 해법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화물연대의 파업이 정치 파업의 속성이 있다고 본 최 교수는 “정부의 준비 과정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노총이 오래전부터 올해에 정부와의 일전을 불사한다고 공언하면서 총파업이 가능한 투쟁 사업장을 모았다”며 “화물연대 파업은 이미 6월부터 예견됐고 민주노총도 스케줄에 따라 움직였는데, 파업 돌입 하루 전에 3년 연장 카드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련의 과정에서 민주노총의 정치적 공세에 대한 정부 대응이 미숙했다”며 “국회에서는 노란봉투법을 가지고 공세를 하는데, 야당과 민주노총의 정치적 공조 과정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안전운임제의 3년 연장 제안을 꺼낸 후 더 이상 꺼낼 카드가 없자, 고육지책으로 강경 대응에 나섰다는 견해도 냈다. 최 교수는 “화물연대 지도부가 정부와 끝까지 대립하기 위해 파업을 벌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화물연대 운임 책정에 관한 실질적인 제도개선의 대화 테이블이 만들어지면, 이를 고리로 화물연대도 빠져나오는 것이 조합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엿새째인 29일 오후 광주 서구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 남문 앞에서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 총력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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